천연가스 가격도 급등…금값은 8개월만에 최고치
독, 러시아 가스관사업 중단 "에너지 공급난 우려"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 우크라이나 군대 모습. 사진/pixabay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 우크라이나 군대 모습. 사진/pixabay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밀집한 돈바스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시키면서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에 국제유가도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면서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아울러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사태에 주시하고 모양새다. 

22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8달러(1.4%) 오른 배럴당 92.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월물은 이날이 만기로, 다음날부터 근월물이 되는 4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1.70달러(1.9%) 상승한 배럴당 91.91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장중 한때 최고 5% 이상 오른 배럴당 96.0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장중 전장보다 6% 이상 오른 배럴당 99.4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천연가스 가격도 100만 btu(열량단위)당 장중 4.8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천연가스 선물가는 한 달간 17%가량 상승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군대를 보내는 것을 지시했다. 이에 서방국가들이 일제히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서면서 유가가 요동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행동을 침략이라고 규정, 러시아 은행과 국채, 주요 인사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또한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자국을 잇는 해저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한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 이로써 수급 불안 우려로 천연가스 가격도 동반 들썩이는 모양새다. 특히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의 주요 공급처다.

그동안 많은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러시아 상원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파병 요청을 승인했고, 푸틴 대통령은 독립 국가들의 요청이 있으면 두 공화국에 군사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해 전면전을 시사했다.

미 에너지정보국(EIA)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러시아는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이며, 세계 2위 건성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아울러 코로나19 공급망 대란에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까지 겹쳐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금값은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4%(7.60달러) 오른 1907.40달러에 마감돼 지난해 6월2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자 우리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에너지 수급 차질 시 다른 국가로부터 대체 물량을 확보하고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우선 석유와 석탄을 각각 미국·북해·중동과 호주·남아공·콜롬비아 등에서 대체 도입할 계획이다. 천연가스의 경우 카타르·호주·미국 등에서 확보한다.

아울러 비축유 방출과 국제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확보도 추진한다.

정부는 수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러시아 수출 통제에 대한 영향을 심층 분석하고, 우리측의 민감 사항은 제재 시행 시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의 러시아 금융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업종별 협회와 은행 등을 포함한 민관 협의체를 구축해 수출신용보험·보증 무감액 연장, 가지급, 신속보상 등을 통해 기업의 수출 애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수출피해 관련 특별 금융지원도 관계부처와 협의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