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섬유근육통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3개월 이상 몸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만성적인 통증의 질병을 말한다. 신체 곳곳에서 압통점(눌렀을 때 통증이 발생하는 지점)을 느끼고 몸은 근육이 굳은 것처럼 뻣뻣하다, 그리고 피로감, 수면장애, 인지 기능 장애, 우울증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수반한다.

섬유근육통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뇌와 같은 중추 신경의 통증을 감각하는 부위에서 발생하는 과민성이 통증의 원인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민성은 왜 발생하는 걸까? 통증의 과민성은 주로 염증이 있을 때 만들어지는 혹은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IL-10, IL-8, TNF-a 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왜 우리 몸에 많아지는 걸까?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여러 상황 중에서도 기능의학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바로 장 누수다.

장 누수는 위와 장의 건강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한 적이 있는데 위산저하와 소장내세균과증식, 장내세균불균형와 함께 연결되어 있는 질환이다, 장의 유해균들이 과다하게 증식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장의 점막을 갉아먹고 염증을 유발해 장벽 세포의 단단한 치밀결합을 파괴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렇게 치밀결합이 파괴되어 벌어진 틈으로 각종 병원균과 환경 독소, 가공식품과 알레르기 유발 물질들이 침입하게 되는 것이 마치 누수가 생긴 것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건강한 장에서는 유익한 장내 세균들이 체내 유익한 물질들을 생성하고 장 점막을 두껍게 하며 장벽 세포의 치밀 결합도 튼튼해서 외부 독소에 노출된다고 해도 신체를 보호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장누수와 장내 세균 불균형이 동반된 장은 장내 투과성이 증가해 쉽게 외부 독소에 노출되어 만성 염증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만성 염증은 단순히 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위에 언급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시켜 여드름, 건선, 아토피 등의 각종 피부질환과 지방간, 만성피로, 만성 비염, 축농증, 수면장애, 류마티스 관절염, 우울증, 과잉행동장애, 불면증 등 수많은 질환을 유발한다. 그리고 섬유근육통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섬유근육통과 같은 만성 통증, 그 중에서도 중추신경계의 통증 과민성으로 인한 증상에 시달리고 계신 분이라면 반드시 한번쯤 병원에 내원하여 본인의 위장 건강을 확인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위기능 검사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검사 등을 통해 위장의 장내 세균총 생태계의 건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섬유근육통의 통증은 과민성을 유발하는 장 누수 등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에서도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의사와 상담하면서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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