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대금 9000억 제시해 자금력서 경쟁사 제쳐
본계약 7월 초 예정…채권단 동의 여부 미지수

쌍용차 인수전에서 KG그룹과 사모펀드 파빌리온PE의 컨소시엄이 인수예정자로 선정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사진/연합뉴스
쌍용차 인수전에서 KG그룹과 사모펀드 파빌리온PE의 컨소시엄이 인수예정자로 선정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사진/연합뉴스

쌍용자동차를 둘러싼 인수전에서 KG그룹과 사모펀드 파빌리온PE의 컨소시엄이 인수예정자로 선정되며 새 주인 자리에 성큼 다가섰다. KG컨소시엄은 9000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하며 경쟁자들을 제쳤다.

1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서경환 법원장, 이동식 나상훈 부장판사)는 쌍용차의 서면 신청을 검토한 후 KG그룹과 파빌리온PE의 컨소시엄을 인수예정자로 결정했다.

쌍용차는 지난 3월 28일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못한 에디슨모터스와 투자 계약을 해제하고 재매각을 추진해왔다. 재매각은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은 ▲KG·파빌리온PE 컨소시엄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의 3파전으로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KG컨소시엄이 약 9000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했다. 쌍방울그룹은 8000억원을 제시했으며, 이엘비앤티는 평가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수대금은 인수와 동시에 지급하는 인수대금에 더해 앞으로의 운영자금까지 포함된 금액으로,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인수조건이 가장 좋은 KG컨소시엄을 인수 예정자로 결정했다.

KG컨소시엄은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4000여억원에 달하는 점, 올해 하반기에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를 매각한 5000억원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처음에는 KG그룹의 경쟁자로 인수전에 참가했던 사모펀드 파빌리온PE가 컨소시엄에 가세한 점이 더욱 자금력을 탄탄하게 했다.

현재 쌍용차는 쌍용차는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원, 공익채권 7793억원을 합쳐 1조5000억원 가량의 빚이 있으며, 인수 이후에도 회사 정상화를 위해 매년 3000억원 가량의 운영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금액이 최소 4000억원에서 6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쌍용차와 KG컨소시엄은 이르면 다음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이나 아직 완전히 승자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이달 말 본입찰을 위한 매각 공고가 나오고 본입찰에서 다른 인수 후보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조건부 투자 계약이 헤제되고 최종 인수 예정자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인수 예정자와의 본계약은 오는 7월 초로 예정됐다.

다만 오는 8월 말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 동의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회생채권 변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수대금은 3000억원대로,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했던 인수대금과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따라 변제율이 채권단이 요구하는 수준보다 낮아 동의 여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에디슨모터스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1.75%의 변제율은 너무 낮다며 법원에 인수자 교체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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