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에너지·바이오 등 미래성장산업 집중 투자
재계 “과감한 투자 약속…정부 규제개혁 등 의지 보여야”

지난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개회사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개회사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대기업들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그룹을 포함해 지금까지 11곳에서 발표한 투자 액수만 1000조원을 훨씬 넘는다. 이는 윤 정부가 강조해온 ‘민간 주도 성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제 재계는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도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이 발표한 향후 3~5년간 투자액은 1060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올해 본예산 607조원의 두 배 가까운 금액이다.

삼성은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반도체 동맹' 강화와 윤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의지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SK그룹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5년간 24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 부문에 대한 투자액이 142조원, 전기차 배터리 및 수소 등 미래 에너지 산업에 67조원, 바이오 분야에는 13조원이 투입된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함으로써 '그룹의 미래 사업 허브'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LG그룹은 5년간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 국내 연구개발(R&D)·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하는데 투자액 가운데 48조원은 R&D에 쏟아붓는다. 또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분야에도 43조원을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 중심으로 5년간 국내 사업에 3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포스코그룹은 그린 철강, 2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에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총 53조원을 투자한다.

한화그룹도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의 분야에 국내 20조원을 포함해 총 37.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GS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수소(블루 암모니아), 신재생 친환경 발전 등 미래 핵심 사업에 21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5년간 21조원을 투자한다. 신세계그룹은 5년간 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두산그룹도 SMR(소형모듈원자로),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기업들이 100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일자리 창출과 국내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투자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국내 중소기업과 경제 전반에 낙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470조원의 투자중 360조를 국내에 투자하고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국내 1차 협력회사만 700여곳이며 협력회사 직원은 37만명, 거래 규모는 연간 31조원에 달한다. 2차, 3차 협력사까지 더하면 1만곳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총 107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양한 부품이 필요한 자동차 산업의 대표주자 현대차그룹의 63조원 투자는 국내 부품업계에도 투자의 온기가 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 개선과 고객 서비스 향상 분야에 가장 많은 38조원을 쏟아붓는데 이러한 투자는 미래차로의 전환기 속에서 침체에 빠진 내연기관차 부품업체들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 종사자가 전체 기업 종사자의 82.7%를 차지하는데 중소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고용 창출은 양극화 등 사회갈등 해소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고, 이것이 현 정부가 추구하는 민간주도 성장의 핵심”이라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이런 좋은 분위기가 다른 기업에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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