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복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국경복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19세기말 유럽에서 성(sex)에 관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욱이 여성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언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한 시대에 프로이트(S. Freud)는 과감하게 자신의 책에서 한 여성의 성적 욕망에 관한 꿈을 소개했다. 당시 그 여성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사랑의 봉사’에 관한 꿈을 꾸었다.

꿈에서 그녀는 육군 제1병원으로 가서 보초에게 말한다. “병원장님을 뵈러 왔습니다. 내 자신이 이 병원에서 무언가 봉사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그녀를 만난 군의관은 그녀의 말에서 그녀가 사랑의 봉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금방 알아차렸다.

“저 뿐만 아닙니다. 비엔나에 사는 주부나 소녀는 언제라도 기꺼이, 장교건 사병이건 누구든 상관없이......,” 그녀는 계속 말한다.

“우리의 결심을 이상하게 여기시겠지만, 우리는 진정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전장에 나가시는 병사는 목숨이 아깝다든가, 아깝지 않다든가 말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선임 군의관이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른다. 그녀는 ‘남자는 똑 같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팔을 풀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어머나, 저는 늙은 여자입니다. 저에게 그런 일은 적당치 않습니다. 한 가지 조건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나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나이먹은 여자와 젊은 청년이...(소음) 아아, 망측한 일입니다.”

그녀는 병원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녀는 안내를 받으면서 자신의 의무를 재빨리 환수하려는 감정으로 가득차서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이 꿈에 대한 프로이트의 해석이다. ‘결국 꿈을 꾼 여자는 장교, 하사관, 병사의 정욕을 채워주기 위해 마치 자신이 애국심을 발휘하듯 자기 몸을 바쳐도 좋다는 공상이 뚜렸해진다. 프로이트는 꿈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꿈은 하나의 소망의 충족이다.” 프로이트는 이 꿈에서 그녀의 성적인 욕구가 드러난 것이라고 한다.    

프로이트 이전 시대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꿈이란 대부분 신이나 조상의 영혼이 꿈을 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계시라고 보았다. 즉, 꿈은 신령스러운 존재가 전달하는 영적인 매개체였다. 따라서 고대나 중세의 꿈에 대한 기록을 보면 장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는 예지적인 꿈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고대 중국이나 한국에서도 이러한 예지적인 꿈의 해몽을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프로이트는 꿈은 인간의 심리에서 만들어 지는 것으로, 이러한 꿈을 잘 해석하고 활용하면 심리적 고통으로 발생한 병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꿈의 해석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시각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천동설을 배격하고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러한 담대한 사고의 전환의 맨 앞에 프로이트가 있었다. 그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심리적 원인에 의해서 결정되며, 인간의 행동은 의식보다는 무의식에 의해서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그리고 꿈의 분석을 통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통이나 걱정 등 무의식적 요소를 밝혀낼 수 있다고 보았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의 무의식은 현실에서 수용되기 어려운 성적인 욕구, 부도덕한 충동, 비합리적인 소망, 수치스러운 경험 등과 같은 억압된 욕구, 감정, 기억의 저장소이다. 그리하여 프로이트는 ‘꿈은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라고 보았다.  

앞에서 예를 든 여성의 경우에, 그녀의 무의식에 자리 잡은 성적인 욕구가 이 꿈을 만들어낸 요인이 되었으며, 그녀의 성적 욕구의 소망이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았다. 프로이트의 꿈에 대한 대담한 주장은 당시 비엔나의 정신의학계의 엄청난 저항과 비난을 받게 된다

<필자: 국경복, 경제학 박사. 저서: ‘꿈, 심리의 비밀’(2019년), 이야기 꿈의 해석(블로그),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홈페이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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