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게놈 해독 프로젝트가 처음 진행될 때 인간은 마치 모든 질병을 정복할 것처럼 들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유전자를 알게 된 지금도 우린 여전히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가 먹는 약도 특별하게 달라지지 않았다. 암도 마찬가지다.

암은 유전자에 의해 발생한다고 가장 대표적으로 오해받는 질병이다.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암을 유발한다고 생각하지만, 돌연변이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소인 중의 하나일지는 몰라도 단일한 원인은 아니다.

인간의 유전자는 약 3만개 정도인데 이 중 정상적으로 개인의 차이를 유발하는 것은 약 0.1%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 것을 SNP 단일염기다형성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0.1% 정도의 차이가 60억이 넘는 인구의 다양성을 유발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차이가 너무나 큰 차이를 유발하는 게 이상하지 않나하고 의문을 갖게 한다. 유전자의 이런 작은 차이는 결코 전부가 아니다. 오늘의 나를 만드는 것, 나의 질병을 만드는 것은 유전자가 전부는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연구 결과 특정 암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유전자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종양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활성화된 상태라고 해도, 조직 구조의 변화가 있어야 암을 일으킨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누적된 세포와 조직 구조의 변화가 있어야만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조직 구조를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유전자와 더불어, 각종 화학물질, 방사선, 방부제, 독성물질, 햇빛, 스테로이드, 트랜스 지방 등이 있다. 이런 발암 물질들은 세포에 산소 전달을 저해하면서 암을 유발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생성된 암세포라 해도 면역세포인 NK세포와 자연 살해 T세포가 다양한 방법으로 죽일 수 있다. 암이라는 존재가 현대의학 기준에서 암으로 진단되기 까지는 이런 세포 단계의 변화가 선행되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해답이 보인다. 만약 나에게 암을 잘 유발하는 유전자의 변이가 있더라도 세포와 조직 구조의 변화를 유발하지 않는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면 암은 결코 덩어리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능의학은 인간의 신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리학적인 정확성과 항상성을 신뢰한다. 우리의 신체는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힘을 안에서부터 이미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암에 대해 접근할 때도 마찬가지다. 산소가 충분하고 모든 조직에서 영양분을 균형있게 잘 흡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산화 스트레스가 효율적으로 조절된다면 우리 몸은 암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된다.

미병 상태를 미리 진단하여 충분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의학이 암의 예방을 위해 중요한 이유다.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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