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기관 수요예측 거쳐 10∼11일 일반청약
대어들 줄줄이 대기…"제값 받을까" 관심 집중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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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 추진을 철회하면서 IPO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쏘카가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상장 작업에 돌입했다. 쏘카는 유니콘 특례상장으로 코스피에 상장하는 1호 기업인 데다 컬리(마켓컬리)와 케이뱅크 등 최적의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는 기업들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유독 뜨거운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이날부터 내일까지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오는 10∼11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쏘카의 총 공모주식 수는 455만주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4만50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2048억원이다.  쏘카의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 인수회사는 유안타증권이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쏘카는 카셰어링 사업 및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 주차 서비스 등을 비롯한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하는 회사로, 국내 카셰어링 시장 점유율이 79%에 달한다.  

쏘카는 이번 IPO를 통해 카셰어링과 전기자전거, 주차 플랫폼 서비스 기능 등을 통합한 '슈퍼 앱'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끊김 없는 이동 서비스를 표방하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사업 전략을 토대로 슈퍼 앱을 통해 이동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다.

쏘카 앱 내에서 KTX 예약을 올해 안에 연계하고 카셰어링과 전기자전거, 공유 주차 플랫폼, 숙박 예약 기능까지 가능하게 할 계획이며, 차량 관리를 위해 차량관제 시스템(FMS)을 서비스화하고 물류, 운송 기업 등에 솔루션 형태로 제공해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모빌리티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적시에 공모자금으로 M&A, 신사업에 투자해 한 단계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쏘카는 공모자금의 60%를 모빌리티 밸류체인(가치 사슬) 내의 유관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에 쓸 계획이다. 20%는 차량관제 시스템(FMS) 확장에, 20%는 신기술 투자에 사용한다.

박 대표는 "올해나 내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충분하다"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기반해 IPO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쏘카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버, 리프트, 디디추싱 등이 모두 적자를 내는 데 반해 쏘카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유일하게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 속도도 다른 플랫폼을 압도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3월 롯데렌탈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을 당시 책정된 주당 가격이 4만5170원인데, 공모가 상단이 이보다 낮다"며 "그만큼 시장친화적으로 공모가를 산정하는 데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관심은 쏘카가 IPO시장 부진과 고평가 논란을 딛고 기대 만큼의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로 쏠린다. 

최근 CJ올리브영이 IPO작업을 중단하고 앞서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한 상황에서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인 컬리와 케이뱅크 등 'IPO 준비생'들에겐 쏘카의 흥행 성적이 성공적인 증시 입성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서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기업인 컬리는 지난달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를 거래소에 제출하면서 상장 심사를 위한 행정적인 장애물을 없앴다. 거래소는 이달 중순께 컬리의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도 지난 6월 말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연내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케이뱅크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고객 확보와 영업 확대가 절실한 만큼 상장 추진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은 최고의 몸값을 받기를 원하지만, 목표와 시장평가 가격 간에 괴리가 클 경우 투자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상장 시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증시 상황이 좋아져 애초 목표로 한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 하는데, 쏘카에 대한 IPO시장의 평가가 다른 기업들의 상장 추진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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