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광고·커머스 시장 위축, 빅테크 성장 점차 둔화
높아진 영업비용에 수익성↓…하반기 서비스 출시·개편

네이버, 카카오.
네이버, 카카오.

코로나19 팬데믹 특수가 사라지면서 국내 양대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핵심 사업인 광고·커머스 시장이 경기 악화로 위축된 데다 경쟁적으로 연봉을 올리면서 인건비가 발목을 잡았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조458억원, 영업이익은 336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0%, 0.2%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1585억원으로 70.7% 감소했는데, 지난해 A홀딩스의 지분법이익 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은 라인이 분리된 후 최초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넘기며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에프앤가이드는 네이버의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조9869억원과 3454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영업이익률은 16.7%로 전년 동기(20.2%)에 비해 3.7% 줄어들었다.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크게 늘지 않았다. 네이버의 인건비는 4337억원, 마케팅비는 33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1.7%, 34% 늘었다.

사업 부문별로 매출을 살펴보면 ▲서치플랫폼 9055억 원 ▲커머스 4395억 원 ▲핀테크 2957억 원 ▲콘텐츠 3002억 원 ▲클라우드 및 기타 1049억 원이다.

이중 검색광고, 디스플레이광고 수익이 포함된 ‘서치플랫폼’ 부문은 네이버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지난해 광고 수요가 크게 늘면서 연 매출액이 3조원을 돌파했고, 성장률도 17.4%에 달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9.3%로, 1분기(12.0%)보다 떨어지며 다소 주춤한 모양세다. 이와 관련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성장이 둔화돼보이는 것은 기저효과로, 디스플레이 광고 성장 둔화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주력 사업인 커머스는 네이버쇼핑 거래액 등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9.7% 성장했다. 브랜드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장보기 등 특화된 버티컬 서비스를 통해 매출 개선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레저·공연·전시·뷰티 분야에서의 예약 거래액도 증가세다.

핀테크의 경우 스마트스토어 및 대형 가맹점 추가로 인한 외부 결제액이 꾸준히 성장해 1년 전보다 27.1% 증가했고, 콘텐츠의 경우 환손실 여파에도 불구하고 113.8% 증가했다. 클라우드 및 기타는 10.5% 성장했다.

최수연 대표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네이버는 광고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광고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광고주 수요에 대응하는 신규 상품 출시를 통해 성장 동력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역시 역대 최대 실적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카카오는 2분기 매출은 1조8223억원, 영업이익은 1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012억원으로 68%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 2분기 매출 추정치는 1조8321억원, 영업이익은 1758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9.4%로 전년 동기대비 2.6%P 감소했다. 카카오 역시 연봉인상 및 직원수 증가에 따른 인건비, 게임 신작 출시 등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비용이 증가했다. 인건비는 4262억원, 마케팅비용은 150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42%, 65% 늘었다.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 역시 매출에서 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톡비즈(광고, 선물하기 등)사업의 매출이 둔화되고 있다. 올해 2분기 톡비즈 매출은 45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했지만, 지난해 매분기 성장률이 30~50%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포털비즈 매출은 102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 감소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이 8917억원, 플랫폼 기타 매출이 3751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51%, 52% 증가했다. 특히 게임 부문 매출은 3368억원으로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인기에 힘입어 162%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예년과 같은 톡비즈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궁훈 각자대표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라며 "지난 2년간의 높은 기저는 성장성 측면에서 하반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남궁 대표는 하반기 카카오톡 진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프로필 영역을 개편하고 이커머스 서비스인 선물하기를 결합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 최상단의 광고 영역인 ‘비즈보드’를 친구탭에 선보이고, 오픈채팅방 자체가 구독모델이 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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