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식사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암 환자는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 뿐만아니라 매일 세끼 먹는 식사도 암을 치료하는 치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식단이 환자에게 주는 심리적 치료 효과는 크다. 방법은 암세포를 굶기게 하는 것이다, 식단을 짜려면 암이 무엇을 먹고 사는 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암은 포도당을 주로 먹고 산다. 포도당과 산소를 이용해 호흡하여 에너지를 충분히 생성하는 일반 세포와 달리, 암은 포도당을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젖산으로 발효시켜 에너지를 얻는다. 이것을 의학에서는 ‘와버그 효과’라고 한다. 암의 이런 에너지 대사를 밝혀낸 와버그는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암이 포도당만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은 아니다. 지방산을 통해서도 에너지를 얻는다.

최근 국립암센터의 연구진은 암세포가 동화작용, 즉 DNA를 합성하고 단백질을 합성하는데에는 포도당을 이용하고 이화작용 즉 에너지 자체를 얻기 위해서는 지방산을 사용한다는 실험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방과 암의 관련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경우에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에서 발병률과 재발률이 높게 나왔다. 간암, 폐암, 위암 등도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이 발병 확률이 높다.

따라서 암 환자가 암을 굶기는 식단을 유지하려면 암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포도당과 지방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포도당과 지방을 아예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정상 세포도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포도당과 지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암 환자는 탄수화물을 섭취하되 과도한 포도당이 한 번에 나오지 않도록 GI 지수가 낮은 음식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GI 지수란 음식 섭취 후 혈당 수치가 증가하는 속도를 수치와 한 것이다. 빵, 떡, 면과 같은 음식은 GI 지수가 매우 높아서 암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탄수화물 중에서 GI 지수가 낮은 재료는 통호밀, 현미, 그리고 파스타와 같은 재료들이다. 감자보다는 고구마가 GI 지수가 낮다.

육류 중에서도 지방 함량이 낮고 GI 지수가 낮은 고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닭고기, 양고기, 오리고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채소 중에도 당근이나 옥수수, 호박은 GI가 높은 편이고 가지, 콩류, 버섯류는 GI가 낮다.

당연히 튀긴 음식이나 포화 지방이 많은 인스턴트 음식은 피해야 한다. 트랜스 지방은 그 자체로 발암 물질이므로 반드시 식탁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대신 오메가3와 같은 기름은 충분히 섭취하여야 한다. 오메가3는 항염 작용을 하고 지방산의 산화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주변에 암 환자가 있다면 이런 식재료들을 엄선해서 건강한 나의 세포들은 살찌우고 암세포들만 굶기는 식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조언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