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트랜스퍼 내년 배당수익률 10%…AT&T 6%대
"원화 환산 배당수입 늘어"…국내 배당주펀드도 인기

미국 증시. 사진/연합뉴스
미국 증시. 사진/연합뉴스

배당주의 '몸값'이 뛰고 있다. 국내 증시가 수개월간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배당주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킹 달러'(King dollar) 현상을 등에 업은 미국 배당주는 정기적인 달러 수입에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 증대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9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연일 치솟던 환율은 외환당국이 지난주 환율 1400원 선을 앞두고 환율 안정 의지를 드러내면서 투기 심리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

외환당국은 지난 15∼16일 이틀 연속 고강도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했으며, 달러 거래를 하는 외국환은행들에 주요한 달러 매수·매도 현황과 각 은행의 외환 관련 포지션에 대해 실시간으로 보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환율 1400원 돌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용택 BK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불확실성 속에 계속되고 있는 (달러) 가격 상승세 끝이 어디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경계심 속에 1400원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달러화만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인데, 연준의 긴축 부담과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 중국과 유로존의 경기 불확실성 부각 등으로 주요국 통화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없는 국면"이라며 "특히 위안화의 약세 지속이 불안 요인으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은 위안화에 하방 압력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주요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는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다른 주요 경제권과의 금리차가 확대돼 빚어진 결과다. 

홍콩 크레디 아그리콜 CIB 은행의 전략가인 에디 청은 블룸버그통신에 "정말 중요한 것은 '킹 달러'"라며 "긴축 국면에서 무엇도 달러를 이길 수 없으며 달러는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 상승에 홀로 웃는 사람들은 미국 배당주 투자자들이다. 최근 '킹 달러' 현상으로 원화로 환산한 배당 수익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미국 배당주는 에너지트랜스퍼, AT&T, 사이먼프로퍼티그룹,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시스(PXD), 다이아몬드백에너지, 데본에너지 등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에너지트랜스퍼의 내년 배당수익률이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가스 생산·운송 업체인 에너지트랜스퍼는 전 세계적인 가스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역대급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또 AT&T와 사이먼프로퍼티그룹의 내년 배당수익률로 6.1%, 6.3%로 제시했다.

국내 배당주펀드에는 계속해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배당주펀드 267개의 총 설정액은 8조9285억원으로, 연초 이후 4875억원 가량 늘었다. 

주식시장 부진에 연초 이후 배당주펀드 평균 수익률은 -12.02%로 손실을 내고 있지만, 이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21.44%)에 비하면 선방한 성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되는 배당주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오래 전부터 미국 배당주에 투자해온 투자자들은 최근의 환율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현재는 환율 변동에 따른 투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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