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튬 수입 비중 20년 47%→작년 59%→올해 1~7월 64%
리튬가 상승에 수입액 작년비 4배…IRA따른 수입선 다변화 시급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점차 배터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중국 의존도가 심화돼 국내 배터리 생태계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리튬을 통해 만들어진 배터리 소재 양극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점차 배터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중국 의존도가 심화돼 국내 배터리 생태계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리튬을 통해 만들어진 배터리 소재 양극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점차 배터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중국 의존도가 심화돼 국내 배터리 생태계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9일 ‘배터리 핵심 원자재 공급망 분석: 리튬’ 보고서를 통해 “최근 리튬 가격 상승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의 비용부담이 커지며 기업들의 수익성과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리튬 평균가격은 톤당 7만4869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지난 26일 톤당 7만404달러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리튬은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의 핵심 원자재로, 올해 3분기 삼원계 양극재(NCM 811 기준) 제조원가의 약 6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리튬 시장은 소수 과점 구조로 원자재 기업의 판매 교섭력이 강해 리튬 가격 상승은 국내 배터리 업계의 소재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글로벌 경쟁 심화, 각국 완성차 업체와의 관계로 인해 완성 배터리 판매가격을 인상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보고서는 “국내 리튬 수요는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아 배터리‧소재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중국 리튬 수입 비중은 2020년 47%, 지난해 59%, 올해 1~7월 64%로 수입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이다. 중국에 이어 칠레산 수입 비중은 31%를 차지했다.

또한 올해 1~7월 대중국 리튬 수입은 16억1500만 달러로 전년 2억8300만 달러 대비 471% 증가했다. 이는 국내 삼원계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 수입이 리튬 수입의 91%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생산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대중국 수산화리튬 의존도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국인 일본의 경우 리튬 관련 수입품목이 다양하며 수입선 다변화에 주력해 대중국 리튬 의존도는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리튬 수입은 수산화리튬(41%), 탄산리튬(46%), 스포듀민(12%)로 다양하며, 리튬 수입의 44%를 칠레, 미국, 아르헨티나 등 중국 이외 국가에서 조달하고 있다.

한국의 리튬 수입 중 수산화리튬의 비중은 69%로 일본(41%)보다 높고, 전체 리튬 수입의 중국의존도도 64%로 일본(56%)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미 IRA 법안은 전기차 보조금의 절반을 받으려면 배터리 핵심 자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를 통해 공급받아야 한다. 그 비율은 2024년 40%에서 2026년 80%까지 확대된다. 나머지 절반의 보조금은 북미에서 제조되는 배터리의 주요 부품(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중국에 편중된 리튬 공급망이 향후 수급 불안과 원산지 문제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중국 내 기후변화나 양국간 정치적 갈등이 불거질 경우 국내 리튬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가뭄과 정전으로 리튬 공급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쓰촨성 공장이 폐쇄되면서 리튬 가격이 급등했고, 과거 중국은 일본과의 정치적 갈등때마다 희토류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또한 IRA에 따른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 역내생산 요건과 EU 원자재 환경기준 등이 강화되면서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한 배터리는 국제시장에서 외면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조상현 원장은 “중국에 의존하는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은 한국 배터리 생태계의 위협 요인으로, 리튬을 직접 채굴·제련하거나 공급선을 다변화하지 않을 경우 중국발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친환경 리튬 채굴‧제련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육성하고, 호주와 아르헨티나를 유망 대체 공급선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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