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농심·대상·빙그레·여기어때
사진/농심·대상·빙그레·여기어때

10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유통가에서는 때아닌 폰트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이러한 폰트를 각사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배포함으로써 상업적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어 1인 크리에이터들에 크게 각광받는 모습이다. 

더구나 이들 기업이 내놓은 폰트들은 기업의 CI(Corporate Identity·로고) 서체를 본따 대중에게 더욱 친숙하다는 평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한글날을 맞아 '안성탕면체'를 무료 배포했다. 작년 출시했던 '안성탕면'의 한글표기가 소비자들로부터 이목을 끌면서 이를 모티브로 서체도 출시한 것이다. 안성탕면 로고 그대로 반영한 네모꼴 서체는 붓글씨 모양으로, 획을 통해 다양한 굵기도 표현할 수 있다. 여기에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ECO체'도 함께 마련해 친환경 폰트로도 활용할 수 있다. 농심이 폰트를 기획해 배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의 전통 브랜드 미원 역시도 새 광고 캠페인과 함께 폰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일명 '미원체'로 이달 내로 배포할 예정이다. 기존 미원이 갖는 감칠맛에 착안했으며, 미원의 초창기 로고가 갖는 글씨체를 누구나 소장할 수 있다. 역시 무료다. 

이보다 앞서 빙그레는 2015년부터 한글 활성화를 위해 폰트를 무료 제공해왔다. 빙그레는 식품업계에서 거의 유일할 정도로 한글 이름을 기업명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 회사의 창립기념일도 한글날이다. 이 같은 특성에 빙그레는 폰트 제작에 앞장서왔다. 빙그레가 배포한 폰트는 총 5가지로, '빙그레체 I·II'와 '따옴체', '메로나체', '싸만코체'가 있다. 모두 자사 브랜드 CI를 착안해 대중에게 친숙하다. 

플랫폼 업계에서도 여기어때와 배달의민족, 네이버 등이 2018년 자사 CI를 모티브로 한 폰트를 잇따라 선보여왔다. 

서울 신림동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이한민씨(31)는 "빙그레체나 배민체 등은 실제로 영상을 제작하는데 있어 친숙하면서도 개성이 강해 구독자의 영상 집중도를 높인다"라며 "다만, 이들 폰트마저 대중화돼 차별성이 없었는데, 기업들이 새로 폰트 제작에 나서면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글은 실제로 다른 글자에 비해 글꼴 수가 부족하다"라며 "기업이 폰트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한글이 주는 가치를 되새기고, 기업이 갖는 브랜드도 제고시킬 수 있어 CI를 활용한 폰트 배포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