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근감소증은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질환이다. 영어로 말하기 좋아하는 의사들은 사코페니아(sarcopenia)라고 부른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양과 기능이 감소하는 질환이다. 70~84세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남성은 21%, 여성은 14% 정도가 근감소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근육량은 줄어들게 된다. 근육량은 20~30대에 최고가 되었다가 40대부터 70대까지 대략 10년에 8%씩 감소하고, 70대 이후로는 10%씩 감소하게 된다. 상지보다 하지의 근육이 더 빠르게 줄어든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아주 중요한 건강의 지표 중 하나다.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 일상생활이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넘어지거나 (낙상) 골절의 위험이 증가한다.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 성인병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폐활량이 감소되어 폐렴이나 코로나19 등의 감염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근감소증이 치매와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의 위험요인이라는 연구결과들도 발표되고 있다.

근감소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영양섭취부족 (특히 단백질), 운동량 부족, 나이에 따른 호르몬의 부족이 대부분이다.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원인으로 음주와 흡연, 수면 부족, 치과질환 등이 있다.

근감소증을 진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단히 집에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칼럼을 읽는 중에도 따라해 볼 수 있다.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것을 5번 반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다. 만약 12초 이상 걸리면 근력기능의 저하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기준들은 명확하게 낙상이나 장애, 사망률 발생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수치이기 때문에, 이런 테스트를 했을 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근육량과 근력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근감소증의 증상으로는 기력이 없고 쉬어도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또래에 비해 걸음이 느려지고 앉았다가 일어나기가 힘이 드는 경우, 자주 어지럽고 넘어지며, 계단을 오르기 힘든 것들이다.

근감소증이 있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부분은 호르몬이나 영양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특히 비타민D의 보충과 부신 호르몬, 성 호르몬, 성장 호르몬의 적절한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환자 스스로도 양질의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성분은 콩, 두부, 기름기 적은 고기, 생선, 계란, 우유 등이다. 의자에서 앉았다가 일어나기, 누워서 다리들기 등의 간단한 맨손 운동도 큰 효과가 있다. 발목의 힘이 약해지는 경우 문턱이나 작은 물건에도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우선 단련해주면 좋다. 다만 이런 간단한 운동마저 힘이 든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빈혈이나 암 등의 병적인 원인이 없는 지 확인해 봐야 한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노인분들에게 여쭤보면 운동은 모두 하신다고 대답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걷기 이상의 운동은 하지 않는다. 근력운동은 주 2-3회, 20-30분 정도로도 충분하다. 노년까지 튼튼한 근력으로 백세 건강을 이루려면 꾸준한 운동은 필수다.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