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많은 중년 여성분들의 고민은 폐경 이후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이다. 폐경이란 여성이 더 이상 월경을 하지 않아 생식능력이 사라졌을 때를 말한다. 나이가 들어 난소가 노화하면서 배란과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 때인 것이다. 50세 전후에 주로 찾아온다, 우리나라 평균 폐경 나이는 49.3세로 집계되고 있다. 40대 중후반부터 점진적으로 진행하여 생리가 완전히 없어지고 난 뒤 1년 정도를 갱년기라고 한다.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여성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 30년 이상을 폐경 상태로 살게 된다. 폐경으로 인해 삶의 질에 영향을 받고 심뇌혈관 질환이나 골다공증, 치매와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의학적으로 혈관운동증상이라 분류하는 안면(열성) 홍조와 야간발한이다. 여성의 60~80%가 마지막 생리 3개월 후 안면홍조를 느끼고 평균적으로 7년 4개월 동안 지속된다. 폐경으로 안면홍조가 더 심한 여성도 있다. 10명 중 1명은 10년 이상 혹은 일생동안 이런 증상과 싸워야 한다. 강한 열감이 얼굴에서 시작되어 머리, 목, 상체로 퍼지며 몇 분간 지속된다. 발한이나 두근거림, 불안, 오한(떨림)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체내 온도가 정상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증상으로 ‘화닥거리고 열이 받친다’ 라며 심한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분들도 많다. 수면장애와 벌레가 몸을 기어가는 느낌, 기분변화, 건망증, 요실금, 빈뇨, 야뇨, 절박뇨 등의 요로 증상, 성교통, 질건조감, 작열감 등의 생식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폐경 증상에 대해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호르몬다. 다만 증상의 정도나 개인의 선호도, 위험요인과 부작용, 안전성을 고려해야 한다. 보통 60세 이하는 폐경 후 10년 이내에 치료하는 경우가 치료에 따른 이득이 높고, 폐경 증상의 완화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이나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골다공증에서는 실제로도 호르몬치료가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다. 호르몬 치료 중 유방암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현재 유방암이 없는 경우라면 5~7년의 호르몬치료는 유방암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 게다가 위험성이 증가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유방암의 알려진 위험인 비만, 음주, 유방암의 가족력 등 보다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있다. 따라서 호르몬치료는 매년 유방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하면서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르몬치료를 선호하지 않는 경우, 안면홍조 증상에 대해 승마 추출물로 이루어진 생약 성분 제제나 항우울/불안제로 사용되는 선택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폐경 이행기에 해당하는 약 10년 간의 기간동안 여성호르몬의 상위 단계 호르몬인 부신 호르몬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이 완전히 사라져버리면 부신 호르몬이 그 기능을 대체하면서 급속도로 소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능 의학의 범주에서 미리 부신 기능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사람들은 폐경 이행기를 훨씬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폐경기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습관으로는, 통풍이 잘되는 옷을 시원하게 입고 실내온도를 낮추고, 찜질방 등 뜨거운 장소, 알코올, 카페인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차가운 음료를 마시거나 분당 6~8회 정도의 깊은 심호흡을 하면 증상 조절에 많은 도움이 된다. 체중감량 역시 효과적이다.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