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 있다. 바로 당뇨다. 2018년 통계에 의하면 당뇨병은 30세 이상 인구에서 전체의 13%, 65세 이상에서 전체의 27%가 가지고 있는 아주 흔한 병이다. 당뇨병이 뭐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걸까.

우리 몸은 에너지로 포도당을 사용하는데,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있어야 포도당이 세포로 이동해 에너지로 사용된다. 당뇨병은 이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잘 작용하지 않아서 생기는 병이다. 특히, 세포들이 인슐린을 잘 받아들이지 못 해서 포도당을 사용하지 못 하게 되는 것을 바로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부른다. 결국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 한 당이 혈관에 남아 돌면서 혈당이 올라가고 소변으로 당이 나오게 되어 당뇨병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당뇨병은 1형과 2형으로 나뉘는데, 1형 당뇨는 보통 어린아이들에게 발병하고, 인슐린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반드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반면 2형 당뇨는 보통 40대 이상에서 나타나고,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상대적인 인슐린 부족을 보이며, 전체 당뇨의 90-95%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생활습관의 변화, 비만환자 증가로 인해 발병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2형 당뇨의 경우,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이 있는 경우 자녀에게도 발병할 확률은 30% 정도된다고 한다. 그 외에는 모두 환경적인 요인이라고 봐야한다. 비만, 과식, 신체활동 부족, 스트레스, 연령 증가, 일부 약제 (스테로이드, 이뇨제, 경구용 피임약) 등이 있다.

많은 분들이 검진에서 혈당이 조금 높지만 당뇨까진 아니라고 진단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이런 분들은 공복혈당장애를 갖고 있거나 내당능장애를 갖고 있는 예비 당뇨 환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특별한 노력 없이는 거의 다 당뇨로 진행하게 될 예비 환자인 셈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이유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세포들의 에너지 효율성이 점차 감소하는 것과 같은 개념인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그 자체로 세포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지 못해 생기는 기능의 이상을 불러 일으킬 뿐만 아니라, 혈관 내에 당이 남아돌면서 생기는 고혈당 혈액의 독성 작용도 함께 갖게 된다. 모세한 혈관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서 콩팥, 눈, 그리고 말초의 혈액 순환 이상으로 생기는 각종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문제는 당뇨라고 진단된 이후에는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주 어려운 병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당뇨가 진단되기 전부터 미리 이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능 의학에서는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이 우리 몸의 모든 대사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뇨와 관련된 증상이 없더라도 망막질환, 콩팥질환, 말초순환질환 이외에도 지방간, 비만, 각종 통증과 만성 피로, 심지어는 탈모까지도 인슐린 저항성에서부터 시작한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함께 고민하고 치료한다.

그러므로 만약 검진에서 당뇨 위험 단계라거나, 당뇨 전 단계라는 이야기를 들으신 분들이라면, 안심하지 마시고 가까운 기능 의학 의원에서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 당뇨가 진단되기 전에 미리미리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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