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얇으면서도 강한 물질인 그래핀으로 만든 라디에이터가 등장했다. 국내 벤처기업 그래핀스퀘어가 만든 이 투명한 라디에이터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 개막에 앞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또 간단한 키워드를 주는 것만으로 참신한 글을 완성해주는 인공지능(AI) 작문 도우미와 최초로 헤어 스트레이트너(고데기)로 혁신상을 따낸 기업까지 총 34개의 국내 스타트업이 혁신 기술을 인정받았다.

17일 코트라에 따르면 그간 지원해온 스타트업 34개사가 CES 2023에서 혁신상 48개를 수상했다. 이는 전년도 수상을 올린 29개사에서 5개사가 더 증가한 것으로, 특히 이번 CES는 2100건이 넘는 제품이 출품돼 역대 최대 규모의 경쟁이 벌어졌던 만큼 의미가 크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는 그해 처음 출시된 제품 중 기술성, 디자인, 혁신성이 뛰어난 제품에 ‘CES 혁신상’을 수여하고 있다. 코트라는 지난해부터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에 필요한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CES 혁신상 수상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혁신상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혁신을 이룬 제품에만 주어지는 'CES 최고혁신상'은 2022년 기준 574개 제품 중 31개만이 선정됐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세계적인 대기업도 얻기 어려운 성과로 평가 받는다.

첨단신소재 중소기업인 그래핀스퀘어는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의 뛰어난 발열성을 이용한 난방 가전 ‘그래핀 라디에이터’로 최고혁신상을 거머쥐었다.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첨단 나노소재인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튼튼하면서도 유연하고 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그래핀 라디에이터는 'Z' 형태의 폴더블 구조로 접어 휴대할 수도 있고, 창문이나 거울, 액자에 붙일 수도 있는 신개념 난방기로 탄생했다. 전도도가 높은 그래핀으로 만들어 기존 코일 방식의 히터보다 30%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것도 최고혁신상 수상에 이바지 했다.

신소재 산업 외에도 한국 스타트업은 AI와 헬스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으로 글쓰기 전문가와 AI 엔지니어들이 모인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는 AI 글쓰기 도우미인 '뤼튼 트레이닝'으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뤼튼 트레이닝'은 사용자가 자신의 생각을 한 편의 글로 완성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며 작문 연습을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사용자가 간단히 주제를 입력하면 AI가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생각 정리를 도울 뿐만 아니라 참고할 수 있는 추천 자료까지 제공한다.

디지털헬스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에서 사내 벤처로 분사한 '망고슬래브'가 미세 발열 기술을 도입한 '에스티 헤어 스트레이트너'로 혁신상을 받았다. 초당 150회 이상의 정교한 열 제어 알고리즘을 도입한 이 제품은 과도한 열로 모발이 상하는 것을 자동으로 방지하고, 고속 발열과 정밀함을 동시에 챙긴 점을 인정 받아 CES 역사상 최초의 헤어 스트레이트너 혁신상 제품이 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번 CES 혁신상 수상 기업에는 망고슬래브와 같은 헬스케어 제품과 'AIoT(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 제품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이번 수상 제품 중 약 44%에 해당하는 21개가 헬스케어 제품이었으며, 이들 중 수상 제품 다수가 AI와 사물인터넷(IoT)이 결합된 AIoT 형태였다.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세계시장에 처음 출시하는 제품과 기술로 CES 혁신상을 수상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입증받은 것"이라며 "스타트업이 공신력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해 해외 진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혁신상 수상 기업을 대상으로 홍보 영상 촬영과 롯데하이마트 판촉전, 해외 파트너 화상상담 등 후속 마케팅도 도울 방침이다.

혁신상 제품들이 전 세계에 공개되는 CES 2023 전시회는 내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