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약세장에도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수익 1.2조 /사진 연합뉴스
올해 약세장에도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수익 1.2조 /사진 연합뉴스

증시 약세장에도 올해 3분기까지 증권사들이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에게서 거둔 이자 수익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29개 국내 증권사가 개인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1조2467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 이자수익은 삼성증권이 202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1818억원), 미래에셋증권(1711억원), NH투자증권(1505억원) 등 순으로 많았다.

29개 증권사 1∼3분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던 작년 동기와 비교해 7.2% 줄어드는 데 그쳤다. 대형사들은 감소 폭이 2∼10%대 중반에 불과하다. 중소형 증권사의 이자수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30%대 감소했다.

개인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이 작년 동기보다 늘어난 증권사도 있다. 상상인증권은 37.1% 늘었고 키움증권(24.7%), BNK투자증권(15.91%), 신영증권(4.6%) 등도 이자수익이 증가했다.

다만, 3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수익 감소 폭은 커졌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22.5%, 직전 2분기 대비로는 12.9% 감소했다.

이는 올해 증시 약세장이 계속되자 빚을 상환하고 증시를 떠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서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실제 일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상반기 21조7002억원에 달했으나 3분기에 18조6988억원으로 줄었다. 잔고는 개인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고 아직 갚지 않은 자금이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투자자들이 빚을 갚거나 줄이는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으로 잔고도 줄어든다.

여기에 높은 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진 점도 '빚투'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4·5·7·8·10월에 이어 이달까지 사상 처음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증권사들도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단기 융자에 적용하는 금리를 최고 10% 이상으로 올리는 곳들도 늘어났다. 일부 증권사는 연체 신용거래에 최고 13%에 육박하는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주가 하락과 이자 부담 '이중고'에 시달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면서 증시 수급 체력도 갈수록 위축되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개인투자자 거래대금(매수와 매도대금의 평균)은 2073조4919억원으로 작년 동기(3938조6559억원)보다 47.4%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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