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 정신 이어주는 경영철학과 ESG의 만남” 주제 강연

(왼쪽부터) 심보균 K-ESG평가원 원장, 선우석호 KB금융그룹 이사회 의장, 오종남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유희석 SK임업 상무, 정화연 풀무원 팀장, 김정회 블랙야크 상무. 사진/인간개발연구원

“중국인은 '위기'를 두 글자로 씁니다. 첫째는 위험의 의미이고 둘째는 기회의 의미입니다. 위기 속에서는 위험을 경계하되 기회가 있음을 명심하십시오. 다시 말하면 ESG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이제는 불이익을 받게 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는 겁니다.”

인간개발연구원 주최로 23일 BYN블랙야크 양재사옥에서 열린 '2022 하반기 HDI ESG 서울 포럼'’에서 오종남 인간개발연구원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HDI ESG 서울 포럼은 ESG경영을 진심으로 실천하는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진정성있는 기업을 소개하고, 소비자들에게 찐심 ESG 기업과 ESG 제품을 알려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다. 이날 포럼에서는 ESG정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정책담당자의 발표와 산수음료, 블랙야크, 풀무원, SK임업, KB금융그룹의 ESG 경영 사례와 성과가 소개됐다.

포럼에 모더레이터로 참석한 이민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 과장은 글로벌 ESG 동향과 공급망 실사 동향을 먼저 언급하고,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진행하는 ESG정책을 소개했다. 현재 정부는 ESG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확산을 중요한 국정 과제로 두고 추진하고 있다.

이 과장은 "중소 중견기업 이 ESG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는 애로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돕기 위한 여러 가지 이제 정책들을 추진을 하고 있다"며 "먼저 ESG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드리고 이후에는 ESG대응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해 주는 역할들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제 대기업은 ESG 경영들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으나, 중소기업들이 그런 경우가 아직 많지 않다"며 "대기업의 노하우를 중소기업들에게 전수하는 이런 이제 협력 네트워크 포럼을 업종별로 지금 개최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현재 국내 기업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공급망 시스템 지침을 발표한 EU"라며 "내년,또는 내후년부터 1.5억 유로를 초과하는 납품 기업들은 EU의 공급망 실사를 받게되며, 정부는 컨설팅을 저렴하게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SG경영을 진심으로 실천하는 5개 기업 산수음료·블랙야크·풀무원·SK임업·KB금융그룹의 경영 사례와 클로징 세션이 이어져 ESG 경영철학과 실질적인 노하우, 시스템, 전략을 공유했다.

가방 먼저 나선 김태원 산수음료 이사는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6R Policy'를 소개했다. 38년 전통의 먹는 샘물 기업인 산수음료는 2019년부터 기존 3R (Reuse, Reduce, Recycle)의 개념에서 출발하여 Replace(대체, 전환), Redesign(재활용률), Recovery(회수)를 추가하여 발전된 모델인 6R Model을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김 이사는 국내에서 최초로 생수병을 회수하는 Bottle to Bottle 사례도 소개했다. 김 이사는 “회수된 생수병을 가지고 워커힐 호텔에서는 재생 원사로 만든 우산을 만들고, 현대카드는 버려진 무색 페트병을 회수하여 블랙야크와 협업하여 가방형태의 굿즈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산수음료는 사회적 지속가능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으로 고용의 불평등성을 해소하고, 지역사회의 고용창출과 기부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다음으로 김정회 BYN블랙야크 상무는 패션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섬유의 종류에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순환 경제로 변환시키는 법을 강연했다.

김 상무는 패션 기업이 ESG 시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페트병 재순환을 들었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혼합해 만드는 폴리에스테르는 페트병과 동일한 원료로 구성되며, 페트병을 재활용하게 되면 석유와 탄소배출량을 급감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페트병을 활용한 자원순환은 파트너들이 많이 필요하며,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그 다음에 민간 기업들이 함께 동참하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오늘날 2조5000억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ESG 여러 평가기관으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은 바 있는 풀무원의 정화연 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정 팀장의 발표는 '인간개발'에 초점을 맞춰 '인권'에 대한 사례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풀무원은 바른 먹거리가 우리의 힘이자 자산이다"이라며 "풀무원은 바른 먹거리를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천 중으로, 특히 소비자의 알 권리 측면에서 영양소의 성분을 모두 표시하고 식품 첨가물 규정보다 더 높은 기준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2006년부터는 생산 정보를 공개해 바코드를 찍으면 이 콩과 두부가 어디서부터 출하되어 왔는지를 볼 수 있게 했다. 2011년도에는 더욱 강화해 실체 섭취하는 성분과 양에 대해 명확히 제공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최초로 동물 복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음으로 유희석 SK임업 상무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근본적인 철학인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우고 사람을 키우듯 숲을 바꿔야 한다"를 소개했다. 

1972년에 설립된 SK임업은 50년에 걸쳐 민둥산에 나무를 심은 끝에 마련한 4500ha 울창한 숲을 보유하고 있다. 최종현 선대회장이 심은 나무는 인재양성의 밑거름이 됐다. 나무를 키워 현금화하는데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우선 사재를 출연해 1974년 11월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1974년부터 시작된 고등교육재단 장학사업은 IMF와 세계금융위기 등 극심한 경제위기에도 계속됐고 현재까지 장학생 4000여 명과 박사 820여 명을 배출한 '인재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연습림이 없었던 충남대학교에 1000ha에 해당하는 임야를 기증해 탄소경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지자체가 소유한 공유림 대상으로, ‘산림탄소상쇄제도’를 통한 탄소중립 산림협력사업을 제안 중이며, 추가 민간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해당 산림협력사업 시행으로 공공의 탄소중립활동을 지원하는 등 선도적인 산림분야 ESG 협력 사례를 목표하고 있다.

끝으로 선우석호 KB금융그룹 이사회 의장은 "ESG를 잘하는 기업은 곧 자금조달, 고객관리, 위험관리 잘 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까지 ESG활동은 비용만으로 인식하고 여유있는 기업만 실천하고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으나, 지금부터는 중장기적으로 사회과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중요한 활동으로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B금융그룹은 탄소 배출 저감 목표 설정 및 관리, 환경 리스크 대응 관리, 친환경 금융 생태계 선도, 친환경 투자ㆍ대출 강화, 포용적 금융 상품 확대 등의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오종남 인간개발연구원 회장은 포럼을 마무리하며 ESG 경영을 기업 성장의 디딤돌에 비유했다. 

오 회장은 "똑같은 돌인데 어떤 사람은 돌에 넘어져서 그걸 걸림돌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돌을 딛고 건너가서 디딤돌이라고 한다"며 "ESG경영은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활용하는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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