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데브시스터즈 등 게임주 장초반 10%대 상승

로스트아크 글로벌 대표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글로벌 대표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중국 정부가 1년 6개월 만에 국내 개발사의 게임 7종에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했다. 한한령(限韓令)으로 인한 ‘불공정 무역’에 시달려온 국내 게임사들도 숨통이 트이면서, 수년만에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A3: 스틸얼라이브’, ‘샵 타이탄’,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 총 44종의 외자 판호를 발급한다고 공지했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게임 출판·운영을 허가하고자 발급하는 판호가 있어야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다. 자국 게임사 게임에 '내자판호', 해외 게임사 게임에는 '외자판호'를 발급한다.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자국의 게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하면서, 매월 100여개에 달하던 판호 발급 개수는 더욱 크게 줄어들었다. 판호 신규 발급 수는 2019년 1365개에서 지난해 679개로 절반 가까이 반토막났다. 내자 판호마저 지난해 7월 이후 뚝 끊겼다가 지난 4월부터 간신히 재개됐다.

특히 한국 개발사들은 수년간 판호를 발급받지 못했다. 2017년 3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 기조가 이어지면서부터다. 지난해 미국, 일본 등에 외자판호를 발급할 때에도 한국만은 예외였다.

한한령이 내려진 이후 외자판호를 발급받은 한국산 게임은 2020년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2021년 핸드메이게임의 ‘룸즈: 풀리지 않는 퍼즐’,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등 3건에 불과하다.

이번 판호 발급을 5년여에 걸친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지올해는 외자판호를 받은 44종의 게임 중 한국산 게임이 7종의 전체의 15%에 달한다는 이유다. 게임은 아니지만, 한국 드라마를 접하는 주요 채널 중 하나였던 ‘안후이위성TV’도 최근 6년만에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겠다고 예고하며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한한령 해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듯 이날 데브시스터즈, 넷마블 등 일부 게임주들은 장 초반 10%대 상승하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의 경우 이번에 외자판호를 발급받은 기업은 아나니지만, '쿠키런'이 중국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한령 해제 기대…또다시 '한국 게임신화' 가능할까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수출 비중은 35.3%를 차지했다. 판호 발급이 중단돼 신규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도 여전히 높은 수출 비중을 차지할 만큼 큰 시장이다. 한국과 게임 이용자의 성향이 비슷해 흥행 확률도 높다.

한한령이 해제되면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55조원 규모에 달하는 기회의 땅이 열리게 된다. 2000년대 초반 한국 게임 열풍에 힘입어 중국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했고,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넥슨 ‘던전앤파이터’ 등은 중국 국민게임으로 자리했다.

일각에서는 과거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판호 발급이 재개되었어도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모바일 게임 위주로 중국 현지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 첫번째 이유다. ‘원신’, ‘무기미도’ 등의 게임은 국내에서도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판호 발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마케팅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실제로 펄어비스의 히트작 ‘검은사막 모바일’의 경우, 중국에서 검은사막이 과거 누렸던 인기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단 이번에 외자판호를 받은 게임들은 대부분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거나 출시된 지 얼마 되지않았다는 점에서는 기대해 볼 만하다. 넷마블의 제2의나라, 엔픽셀의 그랑사가는 지난해 출시된 신작이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2월 스팀에 론칭된 후 동시접속자 수 1위를 기록했고, 여전히 상위권 차트에 오르며 장기 흥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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