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유니콘 등극 기업 중 성장률 최상위 3개사 AI 활용
AI 통한 웹툰 제작 ‘테라핀’에 고독사 방지 ‘모노랩스’ 등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웹툰 제작 판매 기업인 ‘테라핀’은 2020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에 참여했다. 테라핀은 중기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K콘텐츠를 웹툰화해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3년도 안돼 기업가치 14배나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아기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 기업)의 비결은 AI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K콘텐츠를 전파 중인 AI 웹툰 제작사 ‘테라핀’, AI를 통해 취약계층의 건강을 챙기는 ‘모노랩스’, 메타버스 콘텐츠를 혼자서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AI도우미를 만든 ‘쓰리아이’ 등이 그 주인공이다.

13일 중기부에 따르면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에 참여했던 기업 중 참여 이후 후속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며 ‘예비유니콘’에 등극한 기업은 총 26개다.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은 성장성을 검증받은 유망 창업기업 200개를 발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예비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으로, 중기부는 시장개척자금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이들을 육성해왔다.

선정 후 후속 투자를 완료한 116개사의 누적 투자금액은 약 1조9714억원(기업당 평균 170억원)으로, 사업 신청 당시 5634억원(기업당 평균 48억원) 대비 기업가치가 평균 3.5배 증가(250%)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업 가치를 대폭 상승시킨 기업 중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이 다수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예비유니콘으로 등극한 기업 중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급성장한 기업은 총 4개(테라핀‧쓰리아이‧모노랩스‧트래블월렛)였는데, 이들 중 3개가 AI와 긴밀히 관련된 기업이다.

사업에 선정된 이후 무려 1309%의 증가율을 보여 가장 빠르게 성장한 테라핀은 국내 소설을 웹툰을 각색해 제공하는 기업이다. 테리핀은 AI 웹툰 자동 제작 기술을 도입했는데, 이는 배경과 소품, 랜더링과 컨셉아트 등을 빠르게 제작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개인에 의해 창작됐던 기존 웹툰과 달리 스튜디오 방식 제작이 가능해지면서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테라핀은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에 선정된 뒤 874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고, 69억원이었던 연간 매출도 2년7개월만에 283억원으로 4배 이상 끌어올렸다.

영상 플랫폼 회사인 쓰리아이도 AI 기반 기술을 통해 폭발적인 성장을 거뒀다. 쓰리아이는 AI 모션 트랙킹(추적)이 포함된 스마트 미디어 촬영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전까지 메타버스 콘텐츠는 고가의 촬영장비가 필요해 개인 제작이 어려웠다. 쓰리아이는 AI가 도입된 스마트 거치대와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개인이 움직임을 그대로 메타버스에 옮길 수 있도록 했다. 누구나 쉽게 개성 있는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는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쓰리아이는 사업 선정 이후 296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을 뿐만 아니라, 사업 전후 성장률도 1254%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선정됐으면서도 8개월 만에 기업가치를 1057% 끌어올린 모노랩스에도 이목이 쏠렸다. 모노랩스는 AI 추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최근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홀몸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가 노령층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건강식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섭취여부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고독사 예방에도 앞장섰단 평가다.

이외에도 AI 스마트 키친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고피자’의 기업가치가 514%, AI 자율주행을 개발 중인 ‘트위나’가 152% 성장하는 등 곳곳에서 AI 활용 성과가 꽃을 피웠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 AI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은 사실이나, 세계적인 수준과는 격차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전 세계에 AI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는 91곳에 달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아기유니콘‧예비유니콘이 있을 뿐 아직 유니콘 기업은 전무하다.

이는 AI 스타트업이 자라는 데 필수적인 데이터 확보가 어렵고, 관련 투자도 부족하기 때문이란 설명이 나온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국내에서 검증된 기술력으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유망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폭풍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글로벌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보강하겠다”고 했다.

중기부는 내달 글로벌 진출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한 아기유니콘200 모집공고를 통해 50개사를 추가 모집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