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음식점 메뉴 절반 이상이 매장보다 배달이 10% 더 비싸

서울 음식점 메뉴 절반 이상이 매장보다 배달이 10% 더 비싸. 사진/연합뉴스
서울 음식점 메뉴 절반 이상이 매장보다 배달이 10% 더 비싸. 사진/연합뉴스

#1. 서울 마포구의 A중국점은 매장에서 식사를 하거나 포장할 경우 자장면 가격이 6500원이지만, 배달로 시킬 경우 7500원으로 1000원이 뛴다. 배달비 3000원도 별도 내야 한다. 

#2. 서울 강서구의 B피자전문점 역시 매장에서 주문하거나 포장할 경우 치즈피자가 1만원이지만, 배달로 시킬 경우 1만2000원으로 오른다. 물론 배달비 2000원 별도다. 

이처럼 서울 시내 음식점 곳곳은 매장에서 먹을 때보다 배달로 주문할 때 음식값을 더 비싸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주들은 배달앱 중개수수료와 광고비가 오르면서 부담이 커진 만큼 이를 음식값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 음식점 메뉴 2개 중 1개는 매장에서 먹을 때보다 배달로 주문할 때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에 입점한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의 1061개 메뉴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했다. 조사 당시 분식집 12곳과 패스트푸드·치킨 전문점 8곳 등 20개 음식점(58.8%)이 매장과 배달앱 내 음식 가격을 다르게 책정했던 것이다. 특히 이 중 13개 음식점은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하지도 않았다.

메뉴별로 1061개 중 541개(51%)의 가격이 차이가 났고, 이 중 529개(97.8%)는 배달 가격이 매장보다 더 비쌌다. 매장보다 배달이 비싼 메뉴의 평균 가격은 6702원으로 매장 가격(6081원)보다 10.2% 더 높았다.

배달앱 중개수수료와 광고비가 오르면서 음식 가격 등이 덩달아 상승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외식업주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개 수수료 인상 시 49.4%, 광고비 인상 시 45.8%가 음식 가격이나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배달비를 올리거나 음식량을 줄였다고 했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 1950명 중 50.1%, 외식업주 중 75.9%는 현재 배달비가 비싸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배달비로 평균 3000원 정도 내는데 음식값도 더 비싸게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플랫폼에서 수수료를 얼마나 떼어가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냐", "배달 주문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참을 수밖에 없는 이유" 등 볼멘소리를 냈다. 

소비자원은 이에 배달앱 사업자에게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조정을 통한 상생 방안 마련을, 외식업 유관 단체에는 배달앱 내 가격 표시 관련 교육 및 홍보 강화를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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