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고정비 비율이 높으면 수익이 감소했을 때 곧바로 적자가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황시에도 수익을 확보하고 경영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고정비를 변동비화시켜야 한다.

예를들어 인건비는 고정비 중에서도 큰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급여의 일부를 성과주의에 의한 실적급으로 지급하면 매출에 연동되어 변동비화 되기 때문에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직접 고용 대신에 일부업무를 외주로 전환하는 것도 고정비를 변동비화시키는 방법이다.

임대료, 연구개발비 같은 항목은 비용절감이 단기적으로 쉽지 않지만 수도광열비, 통신비, 교통비 같은 경우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다만, 비용절감이 종업원 사기 저하나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뿐만아니라 회사가 보유한 많은 상품 중에서 특별히 어떤 한두개 품목이 적자가 난다고 그 제품을 쉽게 단종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적자제품에 대한 의사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사례를 들어 살펴보겠다. 한국강소기업협회 회원사인 K사는 A, B 2개의 제품을 별개의 공정라인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이 B제품이 적자이다.

                   A제품      B제품       계
판매단가      4,000      3,000      7,000
변동비         3,000      2,200      5,200
한계이익      1,000        800      1,800
고정비           800        900      1,700
직접고정비    500        600       1,100
간접고정비    300        300        600
이익             200      ㅡ100       100

※직접고정비: 제품생산, 판매 중단 시 발생하지 않는 고정비
※간접고정비: 제품생산, 판매 중단하더라도 계속 발생하는 고정비

이런 경우에 단기적으로 적자가 나는 B제품 생산.판매를 중단해야 하는가? 결론적으로 계속 생산.판매해야 한다. 만일 B제품을 중단하면 간접고정비 300원의 정기적 발생으로 현재는 100원의 이익이 발생되고 있으나 B제품 단종 후에는 단위당 200원의 손실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즉, A, B 2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B제품이 적자가 난다고 단종해버리면 그 동안 공장장 급여나 경비실 직원 급여 등의 고정비를 A, B 2개 제품에서 나누어 비용 처리를 했지만 이제는 A제품에서 모두 비용 처리를 해야 한다. B제품을 단종했다고해도 간접고정비인 공장장 급여나 경비실 직원 급여는 줄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제품이 적자가 나더라도 일정액의 고정비를 카바하고 있다면 단종해서는 안된다. 단종하면 이익이 나는 다른 제품에서 고정비를 그만큼 더 떨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체 이익구조가 더 나빠지게 된다.

한국강소기업협회 회원사인 S사는 A부품을 현재 자가생산하고 있는데, 외주전환을 검토하기 위해 외부견적을 받는 결과 다음과 같았다. 현재 소요량은 5,000개 기준이다

                    자가생산      외주구매
변동비            2,000
고정비            1,500
직접고정비      (800)
간접고정비      (700)
외주 단가        3,000

계                  3,500           3,000

이와 같은 상황에서 S사는 계속 자가 생산하는 것이 유리한가? 아니면 외주 구매로 전환하는 것이 더 유리한가?

결론적으로 자가 생산이 더 유리하다. 왜냐하면 자가생산을 하지않고 외주로 전환하더라도 간접고정비 700원은 계속 발생되기 때문에 외주로 전환 시 단가가

500원(=3,500원ㅡ3,000원) 내려가지만 실제는 200원만큼 비용이 더 들어간다.

이 처럼 자사공장에서 생산제품을 단종할 때는 단순히 그 제품이 적자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단종해서는 안되고 그 제품이 적자가 나더라도 최소한의 고정비를 카바해주고 있는지를 따져보고 단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외부 업체에 생산 의뢰를 할 경우에도 간접고정비가 외주를 주었을 때 절감되는 비용보다 더 크다면 계속해서 자가생산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즉, 불황기일수록 직원 사기 저하나 품질 저하가 아닌 범위에서 합리적인 비용절감과 의사결정을 통해 경영을 안정화시키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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