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일하기 좋은 환경, 사업하기 좋은 환경, 협업하기 좋은 환경, 이런 기업 환경이 곧 경쟁력이다. 기업이 마음껏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고용이 창출되고 경제도 좋아져서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국민 삶의 질이 향상된다. 이것은 일명 ‘코이의 법칙’과도 같다

관상어 중에 "코이"라는 잉어가 있다. 이 잉어는 작은 어항에서는 단지 5~8cm밖에 자라지 않지만, 좀 더 큰 연못에서는 15~25cm까지 자라며, 그보다 더 큰 강물에서는 무려 90~120cm까지 자란다.

이처럼 코이는 물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데, 사람이나 기업 또한 주변 환경과 의지에 따라 개인의 능력과 꿈의 크기가 달라지고 기업 경영성과가 달라진다. 이것을 ‘코이의 법칙(Koi’s Law)’이라고 한다.

기업 내부의 환경과 분위기, 그리고 함께 생활하는 구성원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코이의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능력의 크기가 다른 많은 구성원들 속에서 열정적인 동료를 보고, 듣고, 배우는 가운데 능력의 개발과 사고의 영역이 넓어지고 도전의식도 생긴다. 협회같은 단체 활동 속에서도 적극 협업하고 단합하려는 구성원이 많아지고 협업환경이 조성되면 마찬가지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가 지니고 있는 능력 중에 10~20% 밖에는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 새로운 환경에 따라 잠재된 역량의 발견과 성과창출의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협회 활동에서도 전혀 다른 분야를 사업하고 있는 다양한 회원분들과 함께하는 활동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게 되고 혁신적인 경영성과를 만들게 되기도 한다.

잠재된 사람들의 역량은 지금까지의 시장 환경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기도 하고, 변화된 시장에서 또다른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사람들의 기존 생활양식을 바꿨다.

요즘 챗GPT를 필두로 대화형 인공지능(AI) 지식정보처리 기술의 출현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새로운 시장환경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챗GPT의 발전으로 머지않아 개개인이 의사나 변호사에 준하는 지적인 AI 비서와 함께 사는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AI를 통한 생활양식의 변화, 저출산과 빠른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과 소비 변화, 미.중 패권 경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공급망 변화 등은 또다른 도전과 혁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환경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초격차를 불러올 기술 개발은 개별기업 내부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를 갖은 기업이나 단체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

또한 코이 잉어가 환경에 따라 성장하는 크기가 달라지듯, 이런 커다란 환경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코이의 법칙’처럼 대어(大漁)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제도적으로 더 큰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줘야 한다. 스타트업, 강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의 사다리가 빠르고 튼튼하게 구축될 수 있도록 규제혁신과 제도적 장치를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양질의 스타트업 탄생과 함께 기업이 성장해나가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선순환구조를 가져올 성장사다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존 산업에서 자금력과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과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과의 협업이 시스템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와 제약이 많아지고 각종 정부지원은 줄어들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주52시간 근로제의 유연성, 인력채용의 어려움, 외국인 근로자의 잦은 사업장 변경, 실업급여로 인한 근로자들의 빈번한 퇴직과 근로 분위기 저해, 납품단가 연동제, 가업승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등 중소기업은 현장 애로가 너무 많다.

기업은 국내총생산,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장의 원천이고, 국가의 부를 생성한다. 경제활동인구의 97%가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규제를 철폐하고 기업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여 기업인에게 힘을 불어넣어 줘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기업성장 과정에서 양극화, 소외계층 문제도 정부와 기업의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사회적 약자가 성장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해주어야 건강한 증산층이 늘어나고 사회통합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99%의 중소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코이의 법칙처럼 최근의 경제위기 환경을 ‘혁신과 구조개혁’의 기회로 삼자.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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