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파리 OECD본부에서 OECD-ICSB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김기찬 ICSB 차기의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달 3일 프랑스 파리 OECD본부에서 OECD-ICSB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김기찬 ICSB 차기의장(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19년 당시 한국 보험업계 꼴찌회사였던 DGB생명은 ‘사람중심기업가정신’을 도입한 뒤 급속도로 성장했다. 2020년 새로운 CEO로 취임한 김성한 DGB생명대표는 사람중심기업가정신을 경영 핵심규칙(Empathy·Equity·Enablement·Empowerment)으로 채택했다. 1달에 1번 '리더가 없는 날'을 통해 임원은 휴가를 가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을 하는 날'로 지정한 것이다. 그 결과 DGB생명은 일자리는 좋아지고, 기업은 마이너스 영업이익에서 플러스 영업으로 전환됐으며,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로 재탄생하며 2022년 1등 회사로 올라설 수 있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OECD본부에서 세계중소이업학회(ISCB) 차기의장을 맡고 있는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소개한 내용이다.

김 교수는 중소기업과 기업가정신의 정책을 다루는 'OECD중소기업 및 기업가정신 위원회'의 사람중심기업가정신을 주제로 한 OECD-ICSB라운드테이블 회의의 첫 발표자로 나선 자리에서 '왜 사람중심기업가정신인가? 중소기업정책에서의 함의'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이후 AI와 디지털 기술이 주도하는 하이테크시대에 핵심 트렌드는 휴머니티의 등장이며, 핵심과제는 휴머니티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형성된 거리두기, 극도로 발달한 기계화, 인간을 대신할만큼 성장한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하이테크시대가 다가올수록 사회 전반에서 더욱 인간간의 관계인 휴머니티가 중요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디지털시대가 다가올수록 사람을 더욱 중시하게 되는 ‘정책의 신르네상스 시대’가 온다며 중소기업의 운영 또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사람중심기업가 정신을 도입해 큰 성장을 이룬 DGB보험의 사례를 들며 직원을 기죽이는 기업정책에서 벗어나 공감과 권한위임, 역량개발, 공정을 기반으로 한 새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그간 자본주의 사회가 단기이익의 '주주중심 자본주의'였다면, 지금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상생발전을 추구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이행으로 정책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월드뱅크, 유엔, OECD 등에서 정책의 포커스가 사람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더 좋은 삶을 위한 더 좋은 정책개발'을 미션으로 하는 OECD에서 준비 중인 사람중심 정책과 중소기업 정책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은 직원들의 몰입과 아이디어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싹틔울 수 있는 환경부터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 “중소기업이 사람중심기업가정신에 기반한 정책을 활성화해야 질 좋은 일자리와 지속가능한 사회 성장이 실현될 수 있다”고 “코로나 이후 문명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중소기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며, 지역커뮤니티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 곧 인간중심적 정책이고, ESG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명의 대전환기에 OECD가 포용적인 중소기업정책방향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사람중심기업 정책개발에 활용할 데이터수집을 위해 다양한 웨비나와 토론회 등을 가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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