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청소기 사용시 피톤치드 향이 실내에 퍼져 산림욕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면 판매가격이 다소 비싸져도 구매수요는 오히려 더 많아진다. 이처럼 기술에 감성을 접목해야만 상품 가치가 높아져 더 비싼 가격에도 판매가 가능해지고 상품의 부가가치가 높아진다.

전통적인 마케팅은 소비자 구매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상품 특징이나 편익을 강조한다. 그러나 요즘은 감성적인 체험 요소를 상품이나 서비스에 연동시켜 소비자에게 즐거움, 배려, 성취감 등의 감동을 주는 체험 마케팅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 제공 외에 오감을 통해 소비 경험을 즐겁게 해주는 향기 마케팅, 컬러 마케팅, 음악 마케팅 등을 전개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들어 화장품 매장에서 일본인 관광객을 위해 일본에서 히트하고 있는 음악을 틀어주기만해도 작은 감동을 줄 수 있어 판매에도 도움이 된다.

요즘 직장 여성들 중에는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밥을 먹는 대신 이삼천 원짜리 김밥이나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스타벅스 같은 커피전문점에서 오천 원짜리 커피를 즐기는 분들이 많다. 이처럼 주된 식사보다 후식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이성적인 구매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상품의 기능으로부터 얻는 효용보다 그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창출되는 분위기나 이미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의 감성적 심리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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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소비자는 상품이 아닌 경험, 즐거움, 자부심, 인간적인 정을 구매하기도 한다. 친절한 서비스는 기본이다. 고급식당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패스트푸드점에서 빠른 템포의 음악을 틀어주는 정도의 마케팅은 흔하다. 이제는 오랜만에 찾아간 식당에서 이름을 기억해주며 반갑게 맞이하면 절로 감동이 생기는 것처럼 소비자에게 뭔가 감동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남보다 더 우대해주거나 높여주면 좋아한다.

멤버십 회원에게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도 이런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백화점에서 우량고객만을 위한 커피숍 같은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공항이나 철도 대합실에서 VIP룸을 운영하는 것도 감성적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이다.

원산지를 표시하거나 특정기관이 보증하는 마크 등을 부착하여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도 소비자 심리를 고려한 마케팅인데, 이를 ‘보증 마케팅’이라 한다. 예를 들어 고추장을 언급할 때 그냥 ‘고추장’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순창 고추장’이라고 하면 소비자는 해당 제품을 더욱 신뢰한다.

직접적으로 품질을 보증하는 방법도 있다. ‘100% 품질 보증’과 같은 표기가 바로 그것이다. 과거 아모레퍼시픽에서는 ‘무한책임주의’라는 캠페인을 한 적이 있다. 고객이 구입한 아모레의 화장품 중 어떤 상품이든 이상이 있으면 반품이나 환불 등의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10년 10만 마일’이라는 캠페인을 했다. 현대차를 사고서 10년 10만 마일이 지나기 전에 차에 이상이 있으면 100% 무상 수리를 해주겠다는 캠페인이다. 이러한 보증 마케팅은 소비자로 하여금 자사 상품에 강한 신뢰감을 갖게 해준다. 다만 이러한 보증 마케팅은 품질에 자신이 있을 때만 해야 한다.

한편,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큰 가치는 행복, 사랑, 즐거움, 건강, 환경, 안전 등과 같은 것들인데, 이런 가치를 브랜드에 믿을만한 스토리로 연결할 수만 있다면 그 브랜드는 성공적으로 롱런할 수 있다. 예를들어 '더바디샵(The Body Shop)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찾아낸 천연제품을 이용해 화장품과 바디제품을 만들어 출시하고, ‘화려한 것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아름답다’고 주장하던 아니타 로딕 창업주의 스토리텔링으로 세계 소비자의 마음을 꾸준히 감동시켜 왔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이야기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두잉의 방법으로 고객 체험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즉,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고객과 함께 실행하고, 체험을 유도해 나가야 고객이 느끼는 브랜드 가치가 향상되어 충성도 높은 브랜드로 만들어갈 수 있다.

특히, 마케팅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제품이 탄생되는 시점부터 스토리텔링과 스토리두잉의 방법을 고민하고, 제품 패키지나 인쇄물, 그리고 SNS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현시켜 나가야 경쟁력있는 브랜드로 키워 나갈 수 있다.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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