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폐업 공제금 지급액 66% 급증…5만건 육박
연체율도 급증…“소상공인 가장 힘든 시기될 수도”

 한계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급증하며 ‘노란우산’ 공제의 지급 건수가 올해 들어 5만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계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급증하며 ‘노란우산’ 공제의 지급 건수가 올해 들어 5만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대비해 가입하는 ‘노란우산’ 공제의 지급 건수가 올해 들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과 달리 따로 퇴직금이 없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이 폐업 공제금을 받아간다는 것은 ‘마지막 보루’까지 밀린 한계 기업인이 그만큼 많아진 것을 뜻한다.

올해 공제금 규모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1년 당시보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 연체율도 치솟으며 소상공인에게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가 예상된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받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지급된 폐업 공제금 건수는 4만800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3%나 증가한 것이다. 공제금 지급건수가 역대 최대였던 2021년(9만5000건)과 비교해도 빠른 추세라 연말에는 10만건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폐업 공제금 지급건수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에는 7만5000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8만2000건으로 늘었고, 2021년 9만5000건, 지난해에는 9만1000건을 기록 중이다.

금액으로 살펴보면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 올해 5월까지 5549억원이 지급되며 66.4%나 증가했다.

폐업 공제금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전세계를 휩쓸던 2021년 당시 9040억원이 지급됐었고, 그 여파가 남아있던 지난해에는 9682억원이 지급됐었다. 그런데 올해는 상반기가 채 끝나기도 전인 5월 기준으로도 이미 5549억원이 지급돼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서는 지급액이 필요하단 예상도 나온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사실상 퇴직금이 없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는 퇴직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은행 대출 연체, 국세 체납 시에도 압류되지 않아 마지막까지 지키려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데 이걸 깼다는 것은 그만큼 한계 상황에 몰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오르고 있는 은행 연체율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1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4분기 0.26%로 전 분기보다 0.07%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0.29%)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양경숙 의원은 "올해 폐업 공제금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는 소기업, 소상공인에게 가장 힘든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 연장, 채무조정 등 다양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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