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오는 2030년까지 서울 성수동에 세계 최대 규모의 창업지원 시설을 조성한다.

오세훈 시장은 21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를 통해 '서울 창업정책 2030'을 발표하고 총 1조6717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오 시장의 첫 번째 재임 시절인 2009년 시작한 '2030 청년창업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시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효과로 2011년 17개였던 서울시 창업지원시설은 올해 현재 30개로 증가했다. 또 11년간 서울시 지원을 받은 1만4000개의 스타트업은 2만3000개의 일자리 창출,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매출액 5조7000억원 달성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현재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많은 스타트업이 위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금은 전략적인 투자와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하며 2030년까지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50개 기업을 키워내고 세계 5위 창업도시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로 조성될 성수 삼표레미콘 옆 서울숲 주차장 부지에 1000개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10만㎡)의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를 건립할 계획이다. 프랑스 파리의 스타시옹 에프(3만㎡), 싱가포르의 JTC 론치패드(6만㎡)와 같이 초기 단계 스타트업부터 예비 유니콘까지 입주하고 전문성을 갖춘 민간기관이나 기업들이 스타트업 선발·육성·투자를 책임진다. 서울시는 입주기업을 위한 1000억원 전용 펀드를 조성해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건물 디자인도, 운영전략도, 입주한 기업도 모두 혁신의 아이콘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며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에 들어올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우리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협업하고 녹지까지 갖춘 미국 샌프란시스코 같은 공간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해외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해외 창업거점도 확대해 현재 베트남(호찌민)과 인도(벵갈루루)에 있는 해외 창업거점을 올해 개소하는 스페인(10월), 싱가포르(11월)를 포함해 미주, 유럽, 중동 등 20곳으로 늘린다. 전국 투자자의 84%가 집중된 강남구 테헤란밸리에는 민간·공공 투자 네트워크 '테헤란포럼'(가칭)을 출범해 내년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25개 전 자치구에 조성될 청년취업사관학교를 기반으로 개발 인재를 연간 1500명씩 스타트업 현장과 연결해 2030년까지 1만명이 취업하도록 돕는다.

패션, 리빙(생활) 분야 예비·초기 창업자를 위한 '창세권'도 구축한다. 구체적으로 기부채납 시설을 활용해 동교동, 흑석동, 아현동, 신정동, 장안동, 한강로동, 녹번동 총 7곳에 총 4만6600㎡ 규모의 공유오피스를 조성하는 등 단기형 창업 공간을 최대 700곳 공급한다.

4대 미래산업인 로봇, 핀테크, 바이오, 인공지능(AI) 분야 스타트업 육성 전략도 공개됐다. 로봇 분야는 2026년까지 성장펀드 2000억원을 조성해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시립노인요양센터, 시립병원 등에 돌봄로봇을 시범 도입한다. 수서 일대는 '서울 로봇테크센터'를 중심으로 로봇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로봇 테마공원과 과학관을 만들고 로봇 아카데미를 운영해 2030년까지 1500명의 인재를 육성하게 된다.

핀테크에서는 100개 핀테크 스타트업이 입주한 서울핀테크랩(여의도)에 제2핀테크랩(마포)을 통합해 2030년부터 170개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낸다. 바이오에는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 내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 협력동(올해 11월)과 R&D지원센터(2025년 2월), 첨단의료기기개발센터(2027년 2월)를 차례로 개관하고, 2030년까지 1조6000억원 규모의 펀드도 만든다.

AI의 경우 인재와 기업, 연구기관을 위한 문화·주거공간까지 갖춘 'AI 서울 테크시티'를 2028년 양재동 양곡도매시장 부지에 20만㎡ 규모로 조성할 방침이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제조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고척동 서울남부교도소 이적지에 '서울제조창업허브'(1만7652㎡)를 2027년 구축한다. 내년에는 수출 확대를 위한 '첨단 제조제품 현지화 지원센터'가 새롭게 문을 연다.

내년부터 6000억원 규모의 첨단제조 펀드를 조성해 기업당 최대 2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610억원을 투입해 유니콘 기업 10개를 배출한다.

오 시장은 "창업정책은 산업정책인 동시에 일자리 정책이고 서울의 내일을 준비하는 미래 먹거리 육성 전략이기도 하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서울의 미래를 바꿀 청년정책'으로 부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