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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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지난달 30일 차기 사장 후보자 공모를 마감한 가운데 첫 정치인 출신 사장 임명 여부에 대해 에너지 업계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차기 한전 사장 후보에는 4선의 김동철 전 의원을 포함한 복수의 후보자들이 응모했다. 

새 한전 수장은 앞으로 약 두 달간의 서류심사, 면접 등을 거쳐 오는 9월께 결정된다. 현재 한전은 2분기(4∼6월) 전기요금 인상과 맞물려 지난 5월 중순 정승일 전 사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조기 퇴임하면서 리더십 공백기를 지나고 있다.

당초 업계와 정치권 안팎에서 하마평에 올랐던 김종석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 박일준 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조인국 전 서부발전 사장,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김준동 전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은 지원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동철 전 의원이 1961년 한전 주식회사 발족 이후 62년 만에 첫 정치인 출신 사장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군사정권 시절 군인 출신을 제외하면 문민정부 이후 한전 사장 중 정치인 출신은 없었다.

제11대 이종훈 사장은 한전 전신인 조선전업에서부터 시작한 전기 전문가였고, 12대 장영식 사장은 교수 출신, 17대 김쌍수, 18대 김중겸 사장은 각각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기업인이었다. 정승일·김종갑·조환익 전 사장 등도 모두 에너지 분야에 잔뼈가 굵은 산업부 관료 출신이었다.

이에 비해 김 전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산업은행을 거쳐 2004년 17대 총선에서 광주 광산갑에 출마해 금배지를 단 이후 내리 4선을 지낸 정치인이다.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정치 이력의 대부분을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활동한 가운데 지난해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당시 윤석열 후보를 도와 보수 진영으로 전향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의원 시절 한전을 관장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긴 했지만, 전기·에너지 분야에 관련된 직접적인 커리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전 사장 공모를 앞두고 김 전 의원의 응모 가능성이 점쳐지자, 정치권과 에너지 업계 안팎에선 전문성 결여에 대한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앞서 정치인 출신이 임명된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등과 함께 최대 공기업인 한전 사장 후보군에도 현 정권 캠프 출신의 유력 정치인이 거론되는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다.

반면 한전이 사상 초유의 재무 위기 속에 직원들의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 태양광발전 비리 의혹 등 고강도 내부 개혁에 직면한 상황에서 개혁 성향의 외부 인사가 수장을 맡아야 한다는 반박도 있다.

현재 정부 내부에서도 차기 한전 사장으로 한전 개혁을 강력하게 이끌 리더십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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