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인도네시아는 우리의 주요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최초 해외 투자국이며 해외 유전 공동개발국이자 제1호 플랜트 수출국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의 역사는 196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양국은 2022년 G20 정상회의를 통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이후 지속적인 교류 및 협력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23년은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이며 포괄적 동반자협정(CEPA)이 본격적으로 발표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도 활발한 편이다.

인도네시아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고용의 96.9%, GDP의 60.5%, 비석유 수출의 15.6%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봉쇄 완화 이후 중소기업 살리기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Making Indonesia 4.0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의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이노비즈 인증 관련 정책 및 지식 공유를 요청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중소기업 수가 마이크로 기업을 포함하면 64백만개사에 달하고 있어 정책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소기업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한국의 이노비즈(Innobiz) 제도와 같은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정책 및 노하우에 대한 지식 공유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한국의 이노비즈 인증제도는 2001년 도입된 이래 중소기업의 스케일업(scale-up)을 유도해 온 핵심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노비즈는 오로지 기술혁신에 초점을 둔 제도로 벤처기업 확인제도와는 차별성이 있다. 벤처기업과 달리 이노비즈는 제조업 및 제조지원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이 주요 정책대상이다. 한국에는 다양한 기업 관련 인증제도가 존재하지만, 이노비즈는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평가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선별기능이 강한 인증제도로 인식되어 있다.

이노비즈 기업은 업력 3년 이상이며 독자적인 혁신역량을 갖춘 기업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노비즈협회는 2002년 설립된 이후 이노비즈 인증 관리기관으로 지정되어 인증제도에 관한 행정지원 및 관리업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 20년 동안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기 위한 국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페루, 이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과의 기술교류 협력사업을 다년간 수행해 오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는 2020년 이노비즈 인증제도 도입을 위한 1차 지식공유사업을 마무리한 이후 인도네시아의 요청으로 제조업 중 자동차 부품, 식음료업, 유제품 가공업 등에서 실제로 이노비즈 인증제도를 도입을 위한 평가시스템 등을 전수해 주는 2차 지식공유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대한 한국의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지식 공유 프로그램(knowledge sharing program)인 ‘인도네시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제도 운영 로드맵 구축’ 사업에 대한 최종 보고회가 지난 7월 18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최종 보고회는 인도네시아 중소기업협동조합부, 국가개발기획부, 국가인증표준원, 투자조정실 등 관련 부처가 참석하여 한국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제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지난 5월 개최된 중간보고회에는 인도네시아 중소기업협동조합부 장관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판교 소재 이노비즈협회에서 개최된 바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한국의 이노비즈 인증 관련 전문가들이 인도네시아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이노비즈 인증제도 도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으며 인도네시아 중소기업 실정에 적합한 인증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자 양국 전문가들의 정책교류도 활발하게 추진되었다. 그동안 다섯 차례 이상 현지 방문과 기업간담회, 실무 정책간담회, 고위정책 대화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 중소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또한 이노비즈 인증제도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및 운영 로드맵이 제시되었으며 향후 인증제도 도입 및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협력관계가 구축될 예정이다.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한-인도네시아의 협력관계가 이번 KSP 사업을 계기로 양국 중소기업 간 교류가 본격화되어 인도네시아 중소기업의 성장・발전에 초석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의 이노비즈 제도가 인도네시아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 및 교류가 이루어져 중소기업 지원제도 수출의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김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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