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가맹점 사업 중단.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가맹점 사업 중단.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화장품 가맹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LG생활건강은 오프라인 가맹점 계약 구조를 '가맹 계약'에서 '물품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점주들에게 제안,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21일 전해졌다. 

계약 구조를 변경하면 해당 가맹점은 LG생활건강 화장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화장품도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다. 올리브영과 같은 멀티숍이 된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등의 가맹점 수는 이달 기준 406개다. 이번 계약 변경은 가맹사업이 고객 감소 등의 여파로 사업 부진을 겪고 있는 데 따른 비상 조처다.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 시장의 구매 패턴이 온라인과 헬스·뷰티(H&B) 매장 중심의 편집숍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운영해온 단일 브랜드숍(로드숍)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며 "여러 경영주가 폐업을 결정하거나 사업 철수를 고민한다는 현장 목소리를 접하며 더는 변화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계약을 변경하는 대신 인테리어 개선 비용과 9개월간 매장 임대료 50%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향후 2년간 할인행사 비용 지원 등과 같은 프로모션 제도를 유지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또 계약 구조 변경 없이 사업 철수를 고민하는 경영주들에게는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을 포함한 지원·보상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제품 폐기·반품 지원과 3개월분의 임대료 대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은 "현재 사측의 제안을 가맹점주가 검토 중인 단계로, 점주들의 의견 수렴 후 최종 합의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가맹사업 철수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진단한다.

국내 오프라인 H&B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올리브영과 온라인의 영향력 확대로 이미 오래전에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앞서 여러 유통 대기업이 H&B 시장으로 진출했지만, 올리브영의 아성을 넘지 못한채 사업을 접거나 축소했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라는 이름의 H&B 가맹사업을 하다가 지난해 11월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2005년 왓슨스 코리아(랄라블라의 전신)로 시장에 진출한 지 17년 만이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던 로드숍 '롭스'도 2021년 100여개에 이르던 가두점을 모두 정리하고 '숍인숍' 개념의 '롭스 플러스'로 사업 모델을 바꿨다. 롭스 플러스는 롯데마트 내에 12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신세계그룹도 '분스'와 '부츠'라는 이름으로 두차례 H&B 사업에 도전했지만, 접어야 했다.

동종업계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실적 부진 속 아직 뷰티 가맹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 아모레퍼시픽 제품 편집숍인 아리따움은 499개, 이니스프리는 305개(직영 1개점 포함), 에뛰드는 58개(직영 1개점 포함)가 운영되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