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요즈음 길거리에서 묻지마 살인, 학교에서는 인권, 교권 침해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왜 그럴까?

사람의 인성은 가르쳐서 되는게 아니고, 보여지는 것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가정에서는 이혼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학교에서는 인권, 교권이 침해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사회에서는 TV만 틀면 여.야 정치인이 상대에 대한 칭찬이나 배려는 없이 무조건 비판만 하는 것을 보게된다. 도심 한복판에는 정치인, 보수.진보 단체에서 상대를 비방하는 보기도 민망한 현수막들이 많이 걸려 있다. 이런 것들이 불신과 대립, 갈등을 부추기고 있고, 이것을 보고 자라는 청소년들의 인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세상에는 서로 상반되는 것들이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음과 양, 남과 여, 진보와 보수, 인권과 교권 등. 하지만 이 두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없어지면 다른 하나도 성립될 수가 없다. 남자, 여자 어느 하나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가 없는 것처럼. 그래서 대립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협력하고 융합해야 한다.

기업경영에서도 질과 양, 고품질과 저원가, 매출과 이익, 이윤추구와 사회적가치 창출 등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요소 중에 과연 어느 쪽에 더 집중해야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해 왔지만 결국은 두가지를 동시에 다 이루어야 한다. 이것이 패러독스 경영이다. 

학교에서의 교권 침해가 이슈가 되고 선생님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까지 하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양상이다. 이것은 결국 문제를 더 키우게 된다. 인권을 기반으로 교권이 바로 서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도 마찬가지다. 보수는 '자유', 진보는 '펑등'이라는 소중한 민주주의 가치를 추구한다. 어느 하나만 선택될 수 없고 서로 존중되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설할 때마다 '자유'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한다. 보수정권의 핵심가치는 '자유'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는 자유스런 시장경제를 중시한다. 처음 자유를 얻은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배고품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 뒤에도 자유를 보장한 자본주의 나라가 부자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수는 이런 자유가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기득권층이나 대기업은 자유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계속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지만 한번 못사는 사람은 계속 가난을 벗어나기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즉, 자유를 지나치게 보장하면 평등이 깨지고, 평등을 지키려면 자유를 어느정도 통제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평등'을 소중한 가치로 추구하는 진보정권이었던 문재인 정부는 평등을 자유스러운 시장논리만으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임대차 보호법, 각종 친노조 정책 등의 정부 규제와 간섭을 통해 평등을 이루려 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코로나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속도 조절이 없이 너무 급하게 추진되면서 경쟁력이 약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을 오히려 더 힘들게 하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했다.

자유와 평등은 각각의 성격상 서로 대립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자유는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평등은 자유와 선택을 어느정도 희생해야 한다. 따라서 진보는 국민의 평등 욕구를 충족시키되, 최대한 규제를 억제하고 자유를 보장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하고, 보수는 자유와 경쟁을 보장하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서 상호 보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사사건건 대립만할게 아니라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보수나 진보는 자신들의 정치 이념만을 너무 일방적으로 표방한다. 보수는 낙수효과를 전제로 경제가 성장하면 저소득층의 분배, 복지 같은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본다. 반면, 진보는 국가가 개입해서 적극적인 복지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대립하고 갈등한다.

우리나라는 내수 성장의 한계로 수출을 늘리는 수 밖에 없다. 수출을 늘리려면 대기업이 더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대기업에 절대 의존되어 있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상생협력을 통해 함께 동반성장해야 한다. 

즉,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자유경쟁을 하되, 상대적으로 불리한 중소기업의 불평등을 적절히 해소시켜주는 정책이 함께 펼쳐져야 한다. 극좌도 극우도 아닌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협력에 의해 정책과 전략이 균형있게 전개되어야 강소기업이 많이 육성될 수 있는 것이다.

보수, 진보의 이념 대립을 부추기고 있는 정치인, 언론과 노조, 시민단체도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사전 경고나 대안제시는 없고, 문제가 터지면 비난만 하는 구태를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달라져야 한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은 무조건 옳고, 상대 당은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는 편가르기식 국민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한반도 이 좁은 땅에서 남북으로 갈라지고 다시 지역으로 이념으로 갈라진다면 얼마나 안타깝고 불행한 일인가 감정이 여론을 지배하는 사회는 사회 분열만 더 심화시킬 뿐이다.

특히, 정치인들이 의도적으로 지역적, 이념적 대립을 부추기고, 편가르기 하면서 여기에 기대어 쉽게 국회의원이 되고서 입으로만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말한다. 일부 극우, 극좌 세력들은 인터넷이나 유투브 등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어 대립을 부추기고 있고, 여기에 일부 국민들까지 가세해서 이들이 만든 글이나 동영상을 퍼나르며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더이상 이런 소모적 이념 대립은 없어져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보는 세상이 둘 다 틀리지 않다. 따라서 각자의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상대의 소중한 가치를 존중하되, 자신의 생각이 지나치게 극좌, 극우적인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고, 서로 한 발짝씩만 뒤로 물러서서 상대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협력해야 한다. 어려운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것도 보수.진보의 어느 일방적인 정책만으로 되는게 아니고 서로 협력해야 가능한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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