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사업 성장에 강화 목적…마이카 세이브 등 렌탈도 시너지

롯데렌탈은 이달 13일 SK㈜가 보유하고 있던 쏘카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21.91%의 지분율로 2대 주주에 오른다. 사진/롯데렌탈, 쏘카
롯데렌탈은 이달 13일 SK㈜가 보유하고 있던 쏘카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21.91%의 지분율로 2대 주주에 오른다. 사진/롯데렌탈, 쏘카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늘려 2대 주주로 오름에 따라 향후 중고차를 활용한 사업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차량 회전율이 높은 공유 차량 서비스 업체 특성이 중고차로 B2C 사업을 키우려는 롯데렌탈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3일 롯데렌탈은 쏘카 주식 587만2450주를 약 1321억원에 취득한다. 이후 롯데렌탈이 보유한 쏘카 주식 1079만525주, 32.9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이 쏘카 지배력을 키움으로써 모빌리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쏘카의 차량공유와 플랫폼 주차 서비스,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업이 롯데렌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종합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외에도 롯데렌탈로서는 자회사인 그린카와 함께 쏘카를 통한 중고차 확보와 이를 통한 서비스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신차 수명은 약 3년으로, 일반 차량 대비 매우 짧다. 또 쏘카는 2018년 기준 1만 대에서 지난해 약 1만8400대까지 늘었다. 그린카는 현재 약 9000대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사업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롯데렌탈의 전체 매출 중 중고차 사업 매출 비중은 2019년 22%에서 지난해 25%까지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4% 증가했다. 이 기간 중고차 사업 매출은 4500억원에서 7000억원까지 약 2500억원 늘었다. 올해 상반기 중고차 사업 매출 비중은 27%까지 상승했다.

롯데렌탈은 중고차를 활용한 사업의 수익성이 좋음에 따라, 기존 B2B 위주의 사업을 B2C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인수는 B2C 렌탈과 매매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롯데렌탈은 지난 7월 핀카(PINCAR)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해당 사업을 준비했다. 핀카는 렌터카 양수‧양도 전문업체다. 롯데렌탈은 핀카를 통해 차량 반납 후 탁송에 이르는 과정에서 리드타임을 2일 줄어들고 비용은 2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올해 8월 B2C 중고차 렌탈 온라인 플랫폼인 '마이카 세이브(Mycar Save)'를 오픈했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상품화 시장에 플레이어가 적어 선점이 필요하기에 핀카에 투자했다"며 "마이카 세이브 서비스는 아직은 물량이 1000대가 되지 않지만 점차적으로 차량을 등록하며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중고차 매매는 롯데렌탈과 쏘카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맞아떨어진 부분이다. 쏘카는 2020년 10월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을 선보였지만, 상장을 앞두고 약 10개월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쏘카로서는 롯데렌탈을 통해 중고차를 매매할 통로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특히 쏘카가 캐스팅 사업 출시 100일 후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캐스팅은 차량 등록 후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9.7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중고차 판매 기간 45~60일의 1/3 수준으로, 그만큼 판매에 드는 비용도 낮고 수익은 높아진다.

롯데렌탈은 지난해까지 B2C 중고차 매매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오토벨’로 해당 시장에 뛰어들면서 보류했다. 4일 기준 오토벨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현재 거래되는 차량 수는 약 6천400여 대로, 지난해 초 1500대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현대글로비스가 운영 중인 중고차 경매 사업에 출품된 차량 대수는 올해 2분기 기준 3만 대가 넘는다. 현대글로비스는 해당 공급망을 중고차 매매 서비스와도 연계할 계획이다.

롯데렌탈은 해외 시장에서 먼저 중고차 매매 사업을 키운다. 롯데렌탈은 해외 시장에 법인을 세우기보다는 현지에 거주한 바이어를 대상으로 온라인 경매방식을 적용함에 따라 빠른 시장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함께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 거점을 마련한 후 중앙아시아와 남미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장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최근 영업이익 상승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신차 공급이 늦어졌고, 이에 따라 중고차 단가가 상승한 영향이 있다"며 "올해는 사고율을 낮추는 등 비용 절감 효과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국내는 롯데렌탈이 장기 렌터카 쪽에 역량을 많이 가지고 있고, 할부금융 비중이 높다는 점이 중고차 매매와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우선은 해당 시장에 집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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