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우리나라의 근대적 상표 제도의 시작은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본격적인 상표 제도는 1949년 상표법 제정과 더불어 시작되었으며 여러 차례 제도개선을 통해 기틀을 마련하였다. 2000년대 이후 국내 상표출원은 연평균 4.3%로 꾸준하게 증가하였으며, 2016-2020년 기간 동안 상표출원 증가율은 9.2%로 높아졌다. 올 8월 현재 상표출원 건수는 169,541건이며 상표등록 건수는 117,567건을 기록하여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해외 주요국에서도 2009년 이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13일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주관한 2023 상표 빅데이터 컨퍼런스가 인천 송도에서 열렸다. 상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상표 컨퍼런스의 의미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상표란 자기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標章)을 말하며(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호), 표장이란 ‘기호, 문자, 도형, 소리, 냄새, 입체적 형상, 홀로그램・동작 또는 색채 등으로서 그 구성이나 표현방식에 상관없이 상품의 출처(出處)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모든 표시’를 말한다(상표법 제2조 제1항 제2호).

이처럼 상표는 고객들에게 제품 또는 서비스를 구분 짓고 인식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상표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따라서 상표정보는 시장에서의 경쟁환경과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브랜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 할 수 있다. 상표정보에는 기업의 비즈니스 의지가 담겨 있어 산업 동향을 파악하거나 예측하는데 유용한 자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상품 정보를 활용한 심층적인 분석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라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2023년에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국내외 상표 빅데이터를 활용한 산업, 선도기업, 신상품 분석을 통해 기업의 비즈니스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상표 빅데이터 분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는 소비재와 서비스업 분야 8개 산업별 상표출원 동향 및 전략기술을 분석하고 헬스케어・뷰티, 생활 인프라, 생활 밀착 등 12개 이슈 분야에 대한 심층분석을 시행하게 된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상표의 관점에서 8개 산업과 12개 이슈 분야에 대한 분석 중 의약품, 정보서비스, 배송서비스, 펫케어 등 4개 분야에 대한 상표 분석과 비즈니스 전략 분석사례가 발표되었다. 이들 4개 분야에서 새롭게 출현하는 비즈니스와 상표(표장) 유형 등을 바탕으로 유망업종을 진단하고, 기업에 도움이 될 비즈니스 및 브랜드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실제로 본 컨퍼런스에 기업의 실무책임자들이 다수 참가한 점은 여느 컨퍼런스와 사뭇 다른 모습으로 느껴졌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상표출원 정보에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기업 비즈니스 의지가 담겨 있다. 기업은 신규 비즈니스 출시 전 해당 비즈니스 분야에 대해 자신의 브랜드를 독점적으로 보호받고자 상표를 출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발표한 4개 분야에 대한 상표 표장 트랜드 및 비즈니스 전략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유용한 창업 및 경영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배송서비스와 펫케어 분야는 소상공인 창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창업전략 수립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4개 분야의 분석 결과는 상표 빅데이터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표 빅데이터 분석사업이 신규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기업에게 상표권 확보전략을 제공하는 동시에 경쟁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식재산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경영전략 수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상표 빅데이터 분석사업이 산업의 트랜드를 읽고 그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향후 상표 빅데이터 분석사업의 고도화 및 체계화를 통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경우, 상표가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이해도가 부족한 만큼 상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망분야 예측과 브랜드 전략을 제공하여 상표의 중요성을 새롭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김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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