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AW 임금 인상 파업 중…현대차 북미에만 1만8000여 명 고용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물류비 절감·세제혜택 가능…2024년 하반기 예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Bryan County)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Bryan County)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 수익성 제고를 위해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자동차 전용 공장의 조기 가동이 절실해 지고 있다. 현재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임금 상승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 제2공장에서도 대규모 채용이 계획돼 있어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 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UAW는 지난달 15일부터 현재까지 18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 지프, 크라이슬러 등 완성차 업체에서 시작된 파업에 참가한 인원은 2만5000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40%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근교 벨빌의 GM 사업장 앞에서 진행된 파업 노동자들의 피케팅에 참여해 이들을 지지하고 나섰다.

경쟁사들이 파업으로 인해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UAW에 가입되지 않은 현대차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중이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동종업계 임금이 상승하면 현대차 또한 이를 반영하지 않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GM 노동자의 중위 연봉은 8만34달러(약 1억628만원)이다. 이는 2016년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직원 평균 연봉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는 북미 지역에서만 1만8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중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3000명이다. 단순 계산으로 이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는 약 3600억원에 이른다. UAW 요구에 따라 40%가 인상되면 1440억원이 더 지출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법인인 Hyundai Motor America(HMA)는 25억원 흑자, Hyundai Motor Manufacturing Alabama, LLC(HMMA)는 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임금을 인상하면 당장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은 현대차의 물류비를 아끼면서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으로 수익성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해당 공장은 30~50만 대 생산규모를 갖추게 되며, 앨라배마 공장 약 30만대를 더하면 지난해 미국 판매 물량인 95만대를 상당수 책임질 수 있는 규모다.

또 현재 현대차 전기차 중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아이오닉 5는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기에 IRA법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부족한 보조금을 현지 딜러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늘림으로써 만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IRA법은 리스, 렌탈 형태에 있어서는 요건 없이 세제 혜택을 적용하지만 향후 강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규모 채용이 계획된 점도 빠른 수익구조를 필요케 한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조지아주 공장에 8100명을 직고용할 계획이다. 이들은 평균 시급 28달러(약 3만5000원), 또는 평균 연봉 5만800달러(약 7200만원)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에 따른 총 인건비는 5832억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UAW 파업으로 인한 현지 영향은 국내 임단협처럼 차후에 협의가 진행되지 않겠냐"며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은 2024년 하반기 또는 2025년 상반기 생산을 계획하고 있지만 최대한 당기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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