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리치먼드 총재도 신중한 입장 나타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 국채 수익률이 현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면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사진/pixabay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 국채 수익률이 현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면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사진/pixabay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기고 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도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연준 인사들은 국채 금리 상승이 연착륙 목표를 궤도 이탈로 이끌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드러냈다.

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도파로 평가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 국채 수익률이 현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면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약 0.36%포인트 오른 국채 금리가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FOMC 회의 투표권은 없는 데일리 총재는 "금융 시장이 이미 그런 방향(일자리와 인플레이션 둔화)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우리가 추가로 할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투표권은 없지만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바킨 총재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대가 주최한 한 행사에서 "우리가 충분하게 했는지, 할 일이 더 있는지 살펴볼 시간이 있다"며 "앞으로 나갈 길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우리 뒤에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느냐, 아니면 우리가 인플레 압력이 지속된다고 볼 수 있느냐에 달려있으며 그런 신호들을 위해 노동시장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금리 결정권자들이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설 필요가 있는지 결정할 시간이 있으며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0여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채권 금리가 기업과 소비자들의 금융 비용을 높이고 있는데 이는 연준의 추가 행동 없이 경기를 둔화시키고 물가를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전망 비율이 전날 23.1%에서 21.7%로 내려갔다. 12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높을 것이라는 견해의 비중도 31.8%에서 29.7%로 낮아졌다.

연준 관리들은 미 국채 금리의 고공행진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체로 낙관하는 모습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고금리가 경제의 연착륙 전망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메리 총재는 이날 "국채 금리 상승은 가파르긴 하지만 무질서하지는 않았다"면서 "지금까지는 좋다"고 평가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국채 금리 상승 시점이 급작스럽긴 하지만 상승 흐름 자체는 미스터리가 아니라는 소견이다.

굴스비 총재는 지난 3일 블룸버그 팟캐스트에서 "고금리가 다가오는 것이 여러분의 예상대로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나는 우리가 (경기 침체를 피하면서 인플레이션 2% 목표치로 가는) 황금 경로를 벗어났다는 확실한 증거가 될 정도의 일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달 19~20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하락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연말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더 내릴 수 있고 내년 말 금리도 5% 이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후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국채 금리는 급등세를 탔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번 주 초 16년 만에 최고치인 4.8%를 넘어 지난달 FOMC 회의 때의 약 4.4%보다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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