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 '노란우산'의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규모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제도다.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은 소기업·소상공인이 경제적 위기에 몰려 있다는 의미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액은 8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했다. 

폐업 공제금 지급액은 ▲2018년 5462억원 ▲2019년 6142억원 ▲2020년 7283억원 ▲2021년 9040억원 ▲2022년 9682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8월까지 누적 금액이 약 9000억원에 달해 연간 수치는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도 8월까지 7만8000건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퇴직금 성격의 자금이다. 은행 대출 연체나 국세 체납 시에도 압류되지 않아 가급적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자금이기도 하다.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노란우산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 외에도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원자재 가격은 물론 인건비와 전기·가스 요금 등이 연달아 인상되며 운영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직 대부분의 소상공인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고금리에 이어 원리금 상환까지 시작되며 부실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앙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분기별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자료를 보면 지난 2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지난 2014년 3분기 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 의원은 "코로나19 이후에도 고물가·고금리의 여파로 매출 부진과 채무상환 압박을 겪는 소상공인이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상황이 악화되면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구체적인 실태 파악과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