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리더는 처음부터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특히, 나와 타인의 긍정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다짐이 올바른 리더십의 시작이다. 무엇보다도 리더십은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정치인은 "국민이 근본이고 국민을 위한다"는 강한 의식이 있어야 하고, 경영자는 "고객이 먼저이고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강한 신념이 첫째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 말과 달라서 백성들이 서로 소통이 안되니 불쌍한 백성을 위해 28자를 만들어 백성을 편한하게 하고져 한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목적과 정신이 '어제서문'에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한마디로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의 리더십이 한글을 탄생시켰다. 임금으로서 오로지 자신의 소중한 고객인 백성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한글을 만든 것이다.

세종대왕은 53세의 짧은 인생을 살면서 고혈압, 당뇨 등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가정사가 불운했지만 항상 힘없는 백성을 위해 노력했다. 교통수단도 없는 그 당시 전국 17만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세법을 개정했다.세종대왕 집권 기간에 가뭄이 많이 들자, 자신이 백성을 잘 보살피지 않아 하늘이 노해서라고 생각하고 금식을 하며 철야 기도를 하기도 했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는 링컨이 아니라 세종대왕이 먼저였다. 세종대왕은 1418년 취임사에서 3가지를 얘기했다. '民惟邦本', '施仁發政', ‘爲政人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고 나서 445년이 지난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Of the people, For the people, By the people"를 얘기했다. 하지만 링컨이 얘기한 Of the people은 민유방본, For the people은 시인발정, By the people은 위정인최와 같은 의미다. 즉, 세종이 링컨보다 훨씬 먼저 민주주의의 대표적인 메시지를 언급한 것이다. 세종대왕은 이처럼 민본중심의 리더십을 갖은 훌륭한 지도자였다.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경영자의 마인드가 세종대왕의 정치철학처럼 철저하게 고객중심이어야 하고, 그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역지사지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역지사지는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고객감동 경영의 본질도 한마디로 '인(仁)'을 실천하는 것이다. '인'은 '베푼다', '배려' 의미가 있다. 공자의 '仁', 예수의 '사랑', 석가의 '자비', 맹자의 '측은지심', 아담스미스의 '공감' 등도 모두 '베푼다'의 의미가 담겨 있다. 2400년전부터 이 땅의 성인.성자는 하나같이 '베풀며 살라'를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기심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나도 도움을 주면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곧 상생협력이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는 협업을 주도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이고, 이런 리더십이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만든다. 특히, 협력은 모든 조직에서 뿐만아니라 부부, 가정, 기업, 국가 간에도 꼭 필요한 시대정신이고,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베푼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을 주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신제품 하나를 개발하더라도 원가보다 품질을 더 중시하는 것이 고객에 대한 배려이고 베푸는 것이다.

영업을 지원하는 관리직 직원이 활동보고서 양식을 만들면서 영업사원이 작성하기 편리하게 만들지 않고, 자신이 관리하기 편리하게 만든다면 이것도 고객에게 베푸는 마인드가 없는 사람이다. 카톡방에서 누가 글을 올려도 댓글 한번 달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배려심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상대를 먼저 '배려'하면 관계는 결코 나빠지지 않는다. 세상은 내가 조금은 손해본 듯 살아야 인간관계가 좋아지고 결국은 내가 행복해진다.

특히, 배려하고 베푸는 것은 실천이 중요하다. 실천이 없이 말로만 ‘사랑한다’, ‘축하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단체나 조직에서도 듣기좋은 말만 하고, 실제는 협조하지 않고 개인적인 이익만을 쫓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위선이다. 자기야, 나 사랑해?”라고 확인하지 말고, 내가 먼저 진실되게 사랑을 실천하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여민동락(輿民同樂)'이라는 말이 있다. 백성과 동고동락하는 통치자의 자세를 비유하는 말이다. 기업 경영 CEO도 마찬가지다. 지금 기업환경이 너무 어렵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나부터 생각을 바꾸고, 내가 먼저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직원은 물론,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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