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로존 간의 기준금리 격차 1.00%포인트로

지난해 7월부터 10회 연속 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온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동결에 나섰다. 사진/pixabay
지난해 7월부터 10회 연속 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온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동결에 나섰다. 사진/pixabay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등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지난해 7월부터 10회 연속 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오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5월부터 역전된 한국(기준금리 3.50%)과 유로존 간의 기준금리 격차는 현재 1.00%포인트로 벌어진 상태다.

26일(현지시간) ECB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연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는 연 4.5%로,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연 4.0%와 연 4.75%로 동결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현행 기준금리 수준을 충분히 오래 유지한다면 물가상승률을 중기 목표치인 2%로 적기에 복귀시키려는 정책이사회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근원적 공헌을 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ECB는 향후 결정은 기준금리가 필요한 만큼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정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이사회는 지속해 데이터에 따라 제한의 적절한 수준과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해 7월 11년 만에 처음으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감행한 데 이어 지난해 9월과 10월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고 이후 다시 빅스텝을 세 차례 연속 이어간 뒤 다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복귀해 10회 연속 금리를 올리다가 마침내 동결에 나섰다.

ECB가 금리 인상을 멈춘 배경에는 물가 압박이 결국 완화되고 물가상승률이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둔화했으나 이와 맞물려 경기가 둔화해 침체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ECB의 금리 인상이 끝났고 다음 조처는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늘었다. 시장에서는 ECB가 내년 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해 10월까지 2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3%로 8월(5.2%)보다 0.9%포인트 축소돼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8월 5.3%에서 9월 4.5%로 0.8%포인트 낮아져 2020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둔화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는 약한 상태지만 물가 압박이 여전히 강한 상태로 이는 중동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치솟게 한다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균형을 잡아야 한다"며 "우리는 동결한다는 게 오늘의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추후 금리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내지는 금리 인하에 대해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어떤 때는 행동을 안 하는 게 행동인데 동결하기로 한 결정은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금리 인상은 은행의 대출을 줄이는 등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는 올해 연말까지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물가 상승세가 더욱 둔화하면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회복되고 수출수요도 치솟아 추후 경기는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EC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과 관련해서는 2024년 말까지 만기채권의 원금 재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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