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도 견조한 성장세…"수요 둔화 우려는 과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기자동차 시장 둔화 우려가 배터리 업계로 전달되고 있지만 성장세가 멈춘 건 아니기에 과도한 걱정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0월 기준 수주 잔고가 500조원에 이른다. 아직 남아 있는 수주 물량이 많음에 따라 지난해 말 가동을 시작한 오하이오 GM 1공장의 가동률은 75%, 수율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SK온의 조지아 공장을 비롯한 글로벌 생산공장 수율도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가동률과 수율은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312억원을 기록하며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40.1% 늘었다. 또 삼성SDI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10.8% 늘어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SK온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영업손실액은 861억원으로 크게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전기차 전환 계획을 다소 미루는 모습이 나오면서, 배터리 업계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전환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며, 투자도 계속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에 80억달러(약 10조8000억원)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후 외국 자동차 업체 최대 규모 투자다.

현대차도 지난달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이 얼리어답터에서 일반 소비자로 가는 과정"이라며 "전기차 판매 축소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앤디 베셔 미국 켄터키 주지사는 지난 2일(현지시간) SK온과 포드의 합작사 블루오벌SK에 배터리 인재 양성을 위한 1000만 달러(약 133억6000만원) 규모 보조금을 승인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에 연이은 수주 소식도 함께 전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도요타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 삼성SDI는 현대차와 차세대 유럽용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온도 연내 다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신규 계약 소식을 전할 것으로 여겨진다.

전기차 시장의 숨고르기가 과열된 배터리 업계에게 정리의 시간을 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지난 1일 '배터리 산업의 날 기념식'에서 "원래대로 갔으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공장을 짓는 인력이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었는데, 오히려 잘 됐다"며 "급히 성장하다 보니 간과한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을 다지다 보면 배터리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동섭 SK온 사장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은 더 성장할 수 있다"며 "오히려 숨을 고르면서 필요한 준비를 더 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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