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3분기 시장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부터 중국 수출 통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올해 3분기 181억2000만달러(약 23조3929억원)의 매출과 주당 4.02달러(약 5190원)의 순이익(비일반회계기준)을 기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59억3100만달러)보다 206% 증가했고, 주당 순이익은 작년 동기(0.58달러)보다 593% 늘었다. 1년 사이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각각 3배, 7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를 훨씬 능가한 실적이다.

AI 칩 수요가 반영된 데이터센터 매출이 145억1400만달러(약 18조7375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9% 증가해 호실적을 견인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41%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4분기 매출 전망치를 200억달러(약 25조8200억원)가량으로 제시했다. 이 역시 월가 예상치(178억6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중국 수출 규제로 4분기 매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와 함께 미국의 무기 수출이 금지된 21개국 등에 대한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도 통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투자자들도 4분기 엔비디아 실적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더 비중을 뒀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0.92% 하락한 데 이어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1% 넘게 떨어졌다.

전날 엔비디아 주가는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돼 2.3%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AI 붐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