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종말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종말이란 계속된 일이나 현상이 끝나는 것이다. 끝 마지막 최후라는 뜻이다.
노동의 종말, 직업의 종말, 스펙의 종말, 엘리트의 종말, 공산주의의 종말, 휘발유 자동차의 종말. 

심지어는 '남자의 종말'이라는 책도 인기 도서다. 미국 저널리스트 헤나 로진이 쓴 책인데 여자가 감성력, 소통력, 융합지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남자보다 리더의 지위에 오르는게 필연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남성우위 시대의 종말'이다. 남존여비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적 표현이다. 남자가 새삼 큰 잘못을 한게 아니고 업무환경이나 생활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노동의 종말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1995년에 쓴 책의 제목인데 컴퓨터 로봇 자동화 기술의 발달로 제조 농업 서비스 업종에서 수천만개의 블루칼라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였다. 실제로 단순노동 반복작업등에 종사하는 노동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직업의 종말'이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이 고도화되고 일상화되면 사라지거나 쇠퇴하는 직업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거론되는 직업군은 은행원 회계사 번역가 텔레마케터 보험판매업자 경비원 변호사 판사 약사 운전기사 등등이다. 이중에는 지금까지 유망직업군에 속했던 직업이 여럿이다.

전보가 사라진다는 뉴스가 나왔다. 누구나 축전 조전을 포함하여 다양한 사연으로 울고 웃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전화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전보가 유용한 통신수단이었다. 이제는 가정용 전화보급은 말할 것도 없고 누구나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 각종 SNS서비스를 이용하여 즉시 소통을 하고 있다. 원래 전보는 국가가 운영하다가 KT로 이관되었는데 지난 10년간 이용량이 90% 급감하였다고 한다. 전보사업은 올해 12월 15일로 막을 내린다. 138년만에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전보의 종말이다. 그동안 받았던 전보를 나의 아카이브인 서재로 모아 놓았다. 이제는 이게 나의 문화유산이다.

그동안 삐삐도 사라졌고 전축도 사라졌고 전차도 사라졌다. 기차도 사라졌다. 석탄을 때서 증기기관을 돌리고 연기를 뿜고 달리는게 기차다. 지금은 연기를 뿜는 기차가 아니라 전기로 움직이는 열차다. 그래도 언어습관 때문에 ktx 초고속 열차를 타면서 기차를 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휴대폰이 나타나면서 전국에 통신기지국이 생겼다. 원활한 통신을 위해서는 일정 구역안에 기지국이 있어야 했다. 이제는 기지국이 사라진다. 요즘 일본 통신회사들이 기지국을 폐쇄하고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타링크 통신위성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통신품질도 좋고 운영비도 덜 들어간다. 이제 기지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강남 길거리에 배달 로봇이 등장하였다. 식당 안에서 작동하는 서빙로봇이 아니라 길을 건너다니는 배달 로봇이다. 사람과 신호등까지 감지하며 배달을 하고 있다. 현재의 배달 비지니스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플라잉 택시 자율주행 택시가 나오면 택시 비지니스도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지금의 택시기사 대신 무인기 조종사 인공지능 트레이너가 새로운 직업으로 등장할 것이다.

곳곳에서 종말이 나타나고 있다. 종말의 시대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변신하거나 부활해야 한다. 택시기사가 플라잉카 조종사, 무인기 조종사가 되는 건 변신이고 뉴트로는 부활이다. 뉴트로는 새것(New)과 복고(Retro)가 융합되어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제 신문명 주기가 극도로 단축되고 있다. 산업혁명 300년, 정보화사회 30년, 제4차산업혁명 20년이다. 앞으로 신문명 주기는 10년으로 단축될 것이다. 최소 10년마다 한번씩 대변신을 하거나 뉴트로로 부활하지 않으면 결국 '종말'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지금 노조의 종말, 재벌의 종말, 주주의 종말, 이사회의 종말, 경영자의 종말, 교수의 종말, 변호사의 종말, 회계사의 종말, 국회의원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과감하게 변신해야 살아남는다. 세상의 초가속적 변화를 외면하고 하던 짓 반복하면 결론은 종말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네버엔딩 스토리는 없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중앙공무원교육원장(24대)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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