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 똑똑하게 장사합시다(6)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공동기획

그남자의볶음밥 김민준 사장
그남자의볶음밥 김민준 사장

1020세대들이 많이 찾는 홍대 앞에는 볶음밥 맛집이 있다. 볶음밥만으로 10년 넘게 운영해온 장수 매장으로 홍대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홍대를 찾는 젊은층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곳이다.

이 곳은 김민준, 김성희 부부가 운영하는 <그남자의볶음밥>이다. 볶음밥만으로 연간 7억 원대 매출을 올릴 정도로 맛집이지만 오픈 초기에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풍파도 많이 겪었다. 메르스, 코로나 팬데믹 등을 거치며 대학가 앞 매장의 특수성 때문에 매출이 급락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 이전 매출을 회복하고 10년 장수매장으로써 홍대 맛집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도 참여해 매장을 디지털화 해서 매장에 새로운 활력도 불어넣었다. 오래된 볶음밥집을 새롭게 단장시킨 스마트 기술은 무엇일까?

◆취미로 요리하다가 식당 창업

전기공학을 전공한 김민준 사장은 무역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3년 정도 일할 즈음, 펀드 열풍이 세상을 뒤덮었다. 금융쪽에 관심이 많았던 김 사장은 직장을 그만두고 보험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하며 김 사장은 새로운 취미를 찾는다. 바로 요리다. 요리에 흥미가 생기면서 주변 사람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만들어주는 게 재미있었다. 레시피를 참고해서 이것저것 요리를 만들다보니 본격적으로 식당을 차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 사장은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틈나는 대로 한식당과 중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험을 쌓았고, 2년 후에 <그남자의볶음밥>을 창업했다.

◆매출이 오르려는 찰나 메르스 발생, 그리고 코로나까지

밥메뉴는 호불호가 없는 주식이지만 평범한 음식이다. 특히 볶음밥 전문점은 생소해서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2014년도에 오픈하고 3~4개월 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3개월이 지나면서 매출이 오르려는 찰나 메르스가 발생했다. 다시 한 달간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김 사장 부부는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했다. 그러나 어렵게 애정을 갖고 오픈한 가게라 문을 닫기가 쉽지 않았다. 버티고 버티다가 6개월 정도가 되니 매출이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퀄리티 있는 음식 맛과 성실한 운영을 하니 손님들이 모였다.

그렇게 몇 년간은 매출이 계속 상승해 연간 7억이 넘는 매출까지 올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코로나가 발생했다. 대학가라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다. 배달 매출로 힘든 시간을 버텼다. 3년이 지난 지금은 매출이 회복되어 가게 운영에 한결 안정감과 여유가 생겼다.

◆10년 장수 매장의 비결은 ‘고객 친화 경영’

메르스와 코로나를 이겨낸 <그남자의볶음밥>의 가장 큰 비결은 ‘고객 친화 경영’이다.

<그남자의볶음밥>에는 ‘공짜밥 10계명’이라는 이벤트가 열린다. ‘이름이 남자 홍대 서교 연남인 사람’, ‘완전삭발한 여성이나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의 남성’, ‘외국인이 자신의 국가를 노래하는 분’, ‘생일이 똑같은 커플’ 등 10가지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식사를 무료로 할 수 있는 이벤트다.

공짜 식사뿐만 아니라 10계명에 해당하는 모든 사람들의 인증샷을 찍어서 가게 내부와 외부에 걸어준다. 지금까지 공짜밥 인증을 한 사람 수가 3천명 정도 되는데, 그 인증샷 사진이 매장의 또 다른 인테리어가 되고 있다.

고객의 참여가 많은 가게다보니 고객들이 메뉴의 이름도 지어준다. <그남자의볶음밥>의 볶음밥은 동그란 원형 철판 가운데 볶음밥을 동그랗게 쌓고 그 주변을 원형 테두리처럼 달갈찜으로 감싸서 나간다. 그 모양이 UFO처럼 생겼다해서 고객들이 ‘UFO볶음밥’이라는 별칭도 만들어줬다. 이제 <그남자의볶음밥>하면 ‘UFO볶음밥’이 자동 연관될 정도로 시그니처가 되고 있다. 이색 플레이팅과 손님들의 네이밍이 만나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됐다.

◆스마트기술 도입으로 매장에 활력이 생기다

인간관계도 식당경영도 오래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김민준 사장 부부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시행하는 ‘2023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을 통해 최신 키오스크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도입해 오래된 가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냈기 때문에 절차도 매우 간편했다. 기술도입 비용의 70%까지 정부 지원을 받고 자부담이 30%다.

김 사장 부부는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공짜밥 이벤트를 소개하기도 하고 공짜밥 10계명에서 인증샷을 찍은 손님들의 사진을 영상으로 만들어 틀어놓는다.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 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손님들은 즐거워하며 식사를 한다. 보통 디지털 사이니지를 단순 메뉴판 정도로 활용하는데 그남자의 볶음밥은 이벤트를 소개하는 마케팅과 고객 소통용으로 활용해 입소문에 잘 활용하고 있다.

최신 키오스크는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고객 서비스 개선효과도 있다. 10년된 장수 매장이다보니 오픈 초기부터 쓰던 키오스크는 구형이라 결재 오류가 많았다. 서빙을 하다가 키오스크 작동을 보러 가야 하기도 했다.

최신형으로 바꾸면서 결제 수단도 다양해지고 매장 운영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높아졌다. 키오스키 덕분에 주문과 결제에서 해방되기 때문에 직원 1.5명 몫을 한다는 게 김 사장의 말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도 마케팅에 꼭 필요하지만 키오스크에도 디지털 화면이 있기 때문에 메뉴의 사진과 화면을 어떻게 첨가하느냐에 따라서 객단가를 높이거나 신메뉴를 더 부각시키고, 매장의 특징을 연출하는 등 마케팅에 잘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 연구를 해볼 생각이다.

◆직영점 내서 사업 확장...북한에 지점 내는 게 꿈

스마트기술로 매장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든 김민준 사장 부부는 요즘 다양한 사업 구상을 하고 있다. 코로나 때 진 빚을 다 갚고 나면 단기적으로는 직영점을 2~3곳을 내어 사업을 확장한 뒤 가맹사업을 해보는 것이다.

볶음밥을 간편식으로 만들어서 온라인 판매를 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실현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먼 훗날 북한과의 관계가 회복되면 북한에도 <그남자의볶음밥> 지점을 내보고 싶다.

정보제공 = 부자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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