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원 김재삼 회장 “茶로 시작한 사업 종합식품회사로 키워가는 중”

김재삼 녹차원 회장
김재삼 녹차원 회장

“커피가 대한민국에 들어와서 얼마 되지않아 온 국민이 마시는 대중차가 되었잖아요. 그렇다면 우리 차(한국 茶)도 유엔 193개 모든 나라에서 마시는 음료가 되지 말라는 법이 있겠습니까. 이런 생각으로 차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30년 넘게 ‘녹차원’을 이끌며 우리 차를 세계에 알려온 김재삼 회장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쳤다.

올들어 가장 추웠던 19일 서울 방배동의 녹차원 사무실을 찾았다. 책상위에는 쌀쌀한 겨울날씨에 잘 어울리는 ‘어묵국물티’가 놓여 있어 시선을 끌었다. 어묵으로 차를 만들었냐고 묻자 김 회장은 웃으면서 소비자가 원한다면 어떤 것이라도 차로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어묵티는 부산의 삼진어묵과 협력해 어디서나 어묵국물을 차 한잔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인데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녹차원은 ‘세계와 함께 즐기는 건강한 한국 차’를 목표로 1992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사명의 기원이 된 녹차는 물론, 침출차, 액상차, 고형차 등 차에서 만들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차를 생산하고 유통한다. 이외에도 음료베이스, 꿀, 주스 등 식음료를 국내외에 공급한다. 녹차원 제품은 42개 국가에 수출된다. 전세계 200여개 나라에 우리 차를 선보이겠다는 것이 녹차원의 목표다.

김 회장은 녹차원의 성공 비결로 △최고의 품질 추구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노력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독창성을 들었다.

◆31년 장수기업 원동력은 ‘최고의 품질’

김 회장은 외환위기(IMF) 등의 고난을 이겨내고 장수기업이 된 비결을 묻자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언제나 품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녹차 하나로 시작했던 사업이 지금은 꿀, 음료, 액상은 물론 친환경상품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며 “큰 식품 회사와 경쟁하기 위해 더욱 중요한 것이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녹차원은 침출차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금산공장, 고형차를 생산하는 안성공장, 액상차를 만들어내는 포천공장과 고흥공장 등 전국 곳곳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생산시설을 세분화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여러 기호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녹차원의 녹차는 보성과 사천에서 생산된 엄선된 찻잎을 쓰고 있으며, 햇섭(HACCP) 인증과 유기농가공식품 인증 등 깨끗한 제품 생산을 위해 필요한 인증 확보에도 힘을 기울였다.

◆ 우리 차 세계화 목표로 해외시장 공략

녹차원은 설립 단계부터 세계화를 노린 만큼 김 회장이 가장 주력하는 것도 수출이다.

김 회장은 “시장에 만연한 출혈경쟁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길은 글로벌 진출이었다”면서 “베트남과 몽골에선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과 동네 가게에서도 녹차원 제품을 바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촘촘한 유통망을 깔았다”고 설명했다.

녹차원이 해외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비결은 제품 다양화와 유통망 확보, 활발한 홍보였다. 기존에는 녹차 하나였던 제품을 다양한 꿀 제품과 음료, 액상제품까지 넓힌 것도 세계 각자의 다양한 입맛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이다. 해외 어느 업체라도 녹차원 상품을 원한다면 곧바로 제품 입고‧판매가 가능한 강력한 유통망 구축을 위해 코트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과 적극적으로 지원을 받았다.

김 회장은 “녹차원은 다양한 해외 박람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한국 차를 알리고 있다”면서 “한 번이라도 찾아간 곳은 반드시 다시 찾고 있다”고 했다. 우리 차에 대해 약간의 수요라도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게 이 회사의 경영원칙이다.

녹차원 전시 부스 전경
녹차원 전시 부스 전경

◆ 차 회사서 종합식품회사로 도약

세계화를 논하면서도 한국만의 독특함을 챙긴 것도 눈에 띄었다. 녹차원이 지난 2018년 삼진어묵과 함께 만든 ‘어묵국물티’가 대표적이다.

그는 “국내에선 대부분의 차 종류가 티백, 액상, 침출의 형태로 나와 있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고민한 끝에 어떤 회사도 도전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이 있을 것이란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독창성에 힘입은 어묵국물티는 곧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녹차원은 이에 차의 범위를 넓히는 신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올해 출시를 준비 중인 ‘해장국티’는 물론, 소비자가 원하는 맛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차 제품으로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김 회장의 포부다.

김 회장은 “녹차원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차를 만드는 회사로 국내외서 자리를 잡았다”면서 “이제는 녹차원은 차를 넘어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고객과 회사는 물론, 지역‧세계와 함께하는 상생 활동 또한 기업의 목표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차원은 녹차 재배지역인 보성, 사천과 상생하면서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한다.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식수위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모두가 어려웠던 IMF 당시 부도날 처지에 있던 회사에 물품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급했더니 IMF가 끝난 뒤에는 어려웠을 때 쌓은 신뢰가 성장 기회를 만드는 힘으로 돌아 오더군요.”

김 회장은 “기업의 궁금적인 목표는 나눔, 동행, 섬김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누고 돕는 일이 사업하는 보람이라고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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