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조6000억 규모 만기 도래…대규모 손실 불가피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으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공실률이 늘어나고 임대형 부동산 펀드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진/pixabay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으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공실률이 늘어나고 임대형 부동산 펀드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진/pixabay

해외부동산펀드 수익률에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으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공실률이 늘어나고 부동산펀드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부동산에 투자한 상품들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만기를 앞둔 이들 펀드가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를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부동산 펀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파생형)'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81.91%로 집계됐다. 투자대상 부동산은 트리아농(Trianon) 빌딩으로 면적은 약 2만722평, 층수는 46층에 달하는 프라임급 오피스다.

프랑크프루트는 독일의 금융·경제 중심지로 트라이농 빌딩의 주요 임차인은 데카뱅크(DekaBank), 독일연방은행(Deutsche Bundesbank) 등이다. 데카뱅크의 임대 기간은 2024년 6월까지이며 독일연방은행은 2027년 3월까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투자 설명서에서 "프랑크푸르트는 세계 25대 은행 중 18개 은행을 포함한 총 300개 이상 은행이 진출한 유럽 최대 금융중심지로 유럽중앙은행(ECB) 및 독일중앙은행이 위치하고 있다"며 "영국의 브렉시트 선언 이후 런던 기반의 금융기관들이 독일 금융지구로의 사무실 이전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금융허브로서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자신했으나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탓에 계획이 틀어졌다.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파생형)의 설정일은 2018년 10월 31일로 당시는 한창 해외부동산펀드가 높은 수익률로 개인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을 때였다. 2017년 3월 해외부동산펀드의 3년간 수익률은 12.07%, 5년간 수익률은 25.84%로 다른 펀드 상품보다 압도적이었다.

문제는 그 어떤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한 전대미문의 전염병으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는 점이다.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파생형)의 운용규모는 291억원으로 모집금액(4100억원) 대비 크지는 않으나 만기일인 2025년 10월까지 수익률을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52.43%)',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파생형)(-31.78%)',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29.54%)' 등도 손해율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만기를 앞두고 해당 펀드의 투자 대상인 부동산을 매입가보다 약 20%(원화 기준) 저렴한 가격에 매각했다.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파생형)과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의 만기일은 둘 다 2024년으로 예정돼 있다. 특히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은 운용규모가 784억원에 달하는 중형급 펀드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부동산펀드 규모는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4분기 기준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자산 잔고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800억달러에 이른 상황인 만큼 환매 연기나 대규모 손실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편 해외부동산펀드 상황이 좋지 않자 설정액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올해 1월 31일 1조9000억원이었던 해외부동산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19일 기준 1조8173억원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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