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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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절반 가량이 적자를 기록했고, 전체 순손실 규모도 불어나고 있다. 내년도 경영계획 짜기에 돌입한 저축은행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예금금리를 낮추며 이자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2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국내에서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 중 44곳이 적자를 냈다. 이들 저축은행의 순손실은 총 547억원으로 올해 1분기(-528억원), 2분기(-434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HB저축은행의 3분기 순손실액이 28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페퍼저축은행은 247억원, 상상인저축은행은 231억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200억원, KB저축은행은 87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3분기에 51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OK저축은행(169억원), 웰컴저축은행(12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83억원) 등 대형사들은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저축은행권에선 예금금리를 낮춰 이자비용를 줄이고 수신규모를 축소하는 등 긴축경영 기조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고금리 예금의 만기 도래에 따라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만큼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공시를 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01%로 지난해 말(연 5.37%)보다 1.36%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6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45%였고 24개월은 3.35%, 36개월은 3.30%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예금자를 유치한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0.2∼0.5%포인트 높은 금리에 예금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12개월 기준)는 연 3.5∼3.80% 수준인데, 중소형 저축은행 중에서는 이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4분기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은행권 예금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으로 연 6% 이상의 특판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예금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저축은행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4조48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9674억원)의 2.1배 가량 많은 규모이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2배 늘어나는데 그쳐 적자 폭이 커졌다. 

저축은행들은 이자비용을 줄이고 수신규모를 축소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한 상태다. 고금리 예금의 만기 도래에 따라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만큼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지난 9월 117조8000억원에서 10월 115조2000억원으로 2조원 넘게 줄었다. 

이러한 수신규모 감소는 여신규모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은 은행채를 발행할 수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수신규모가 줄면 대출 규모도 감소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저신용채무자의 상환능력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9월 말 연체율은 6.15%까지 치솟은 바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실적 악화가 뚜렷해지는 만큼 저축은행들의 여신운영 역시 보수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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