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대한민국 재계가 젊어졌다. 이재용(55) 정의선(53) 구광모(45) 정용진(55) 김동관(39)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나이다. 일단 젊다. 내년을 대비한 사장단 임원 인사의 특징 또한 젊은피 수혈이다. 사장단은 50대 초중반이고 임원은 40대가 대거 발탁되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가이드라인'이 있다. 대기업집단의 총수중 맏형격인 삼성 이재용 회장의 나이가 마지노선이라는 뜻이다. 이 회장이 현재 55세니까 이 나이가 넘으면 올드맨이고 아래면 영맨으로 불린다.

트롯계는 지금 임영웅이 황제다. 임영웅 신드럼 임영웅 팬덤 현상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한류를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 나이가 32세다. 트롯은 나이 지긋한 원로 가수들이 불렀고 팬들도 대부분 나이가 든 분들이었다. 그러나 올드트롯에서 뉴트롯으로 세대교체가 되면서 트롯 혁명이 일게 되었다. 이제 신세대 트롯가수는 10대로까지 내려가고 있다.

스포츠계의 세대교체는 어떤가? 축구는 손흥민 선수(31) 김민재(27) 이강인(22) 이재성(31) 황희찬(27)선수가 세계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축구 신세대다. 실력도 매력도 연봉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야구의 세대교체는 지금 이정후 선수(25)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서 자신을 영어로 '바람의 손자' (Grandson of wind)라고 소개하였다. 아버지가 아니라 손자다. '바람의 아들' 은 왕년의 야구스타 이종범 선수이고 그의 아들이 이정후 선수다. 야구계의 세대교체가 실감나는 손자이벤트다. 

대학교수는 어떤가? 연세대 경영대학 학장겸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문 교수는 49세다. 그동안 경영대학 학장이나 원장은 어느 대학이든 주로 나이가 들고 경력이 많이 쌓인 분들이 정년을 앞두고 맡아왔던걸 생각하면 파격적이다. 김 학장은 학부 전공이 이공계다. 요즘 경영학에 데이터사이언스나 인공지능이 융합되고 있으니 여기에 대응하여 젊은피 원장이 등장한 것이다. 학생들도 환영하고 있고 선배교수들도 수긍하고 있다. 신경영학을 이끌 세대교체를 이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카이스트는 올해 만24세 하수진 교수를 전기 전자공학부에 임용하였다. 1999년생으로 카이스트 역대 최연소 교수다. 하 교수는 하바드대학교 수학박사 출신으로 캘포니아 공대에서 연구활동을 하다 카이스트 교수로 온 것이다. 하 교수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도 많지만 대환영이다. 학생을 만족시기려면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다. 이게 대학이 사는 길이다.

대한민국 모든 분야가 이처럼 세대교체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구태의연하다 못해 고색창연한 곳이 있다. 바로 정치계다. 여야를 막론하고 올드맨이 키를 쥐고 있다. 정치는 '정권을 잡기위한 투쟁'이라는 낡은 이념을 믿는 사람들이다. 386으로 정치를 시작한 운동권 의원들은 30여년째 민주화 유공자라며 '과거사'에 빨대를 꼽고 버티고 있다. 여야 모두 구세대 인물들이 공천권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으니 2030 청년을 영입해도 금방 낡은 정치문화에 물들고 만다. 청년정치인이라고 영입한 인물들의 언행을 보면 기성세대 잉어빵이다. 정계에 들어오면 '수염'부터 달린다. 더 오만하고 더 권위적이다. 이건 진정한 젊은피가 아니다. 

정치 논객들도 구태를 벗지못하고 있다. 논객이나 책사라는 사람들이 매일 방송에 나와 정치평론을 하는걸 보면 낡은 레코드판을 돌리는 것 같다. 20, 30년전 대선 총선때는 이랬으니 이번에도 이럴거라는 분석과 진단을 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이 성공하려면 대통령 뒷통수를 쳐야하는데 과연 이게 가능할까?"  

이런 헛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 새로운 환경에서 비대위원장이 성공하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 패턴으로 진단하는 논객들은 이걸 찾아내기 어렵다. 미래지향적 진단과 처방은 없고 여야 편가르기만 부추기고 있다. 이들도 완전히 세대교체를 할 때가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생태계 전체가 낡은 문화로 뒤덮혀 있다.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지않으려는 욕심이 만들어낸 비극이다. 

새해를 앞둔 싯점에서 정계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한동훈이라는 인물이다. 40대에 법무부 장관을 하고 만 50세에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여의도에 나타났다. 젊은피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잘할지 못할지 그래서 내년 총선에서 어느 편이 이길지를 말하려는게 아니다. 드디어 대한민국 정치계가 세대교체의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우선 여당에 세대교체 태풍이 불 것이고 야당도 세대교체 태풍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한동훈의 등장으로 정계에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대한민국 모든 분야가 세대교체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다.

세대교체가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과거사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지금 인류는 제4차산업혁명기를 거쳐 또다른 신문명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일상화되고 인간과 로봇의 동거시대 그리고 우주시대가 열리고 있다. 신문명에 도전하는 기업, 국가만이 발전과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새해 총선에서는 각자 소신대로 투표를 하면 된다. 이게 민주주의 국가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전체에 불어닥친 세대교체의 물결이다. 신세대가 마음껏 미래를 향해 뛸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힘을 모아주어야 한다. 

세대교체가 된다고 기성세대가 할 일이 없어지는게 아니다. 신세대와 기성세대가 협업하면 더큰 성과를 낼수 있다. 함께 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새해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핫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중앙공무원교육원장(24대)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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