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사진/연합뉴스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재무건전성의 ‘바로미터’인 부채비율이 위험수위에 이른 회사들을 중심으로 위기 확산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29일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연결기준 3분기)은 478%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부채총액을 자본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갚아야 할 금액에 비해 회사의 자본이 어느 수준인지를 보여준다.

태영건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97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높은 부채비율로 워크아웃 이전부터 우려를 사왔다.

문제는 태영건설과 유사한 부채비율로 인한 재무부담을 겪고 있는 회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지방 중소건설사는 외 수도권․중대형건설사도 ‘위험수위’에 이른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2023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32위를 기록 중인 신세계건설의 경우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이 467%에 달하고 있다. 19위의 코오롱글로벌은 287%, 21위의 금호건설은 242%를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5위의 대형건설사 GS건설도 부채비율 250%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의 주의가 요구되는 기준선은 200%대로 여겨진다.

단기간에 부채비율을 개선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우려가 커진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7일 발표한 건설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주택 공급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내년 매출이 계속 감소하고,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분양가 책정에도 어려움이 있으며,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증가해 수익성 개선이 당분간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 한기평은 운전자본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금융환경은 악화되고 있으며, 현금흐름까지 저하되면서 건설사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한기평은 GS건설과 신세계건설,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거나 향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들 기업 사례가 태영건설 위기와 같다고 보기 힘들며, 그렇기에 개별 기업 사안을 건설업 전체 위기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PF시장의 상황 등을 감안하면 향후 태영건설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체 건설산업이 쓰러지거나 위기에 빠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조선·철강처럼 업체를 손으로 꼽을 수 있는 분야와 달리 건설업체는 훨씬 다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도급업체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금융기관이 건설업에 더욱 보수적인 방침을 취할 수 있으나, 분양보증보험 등의 안전장치가 마련된 입주민들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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