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산업계 전망-반도체> D램 주도 성장세…낸드 하반기 회복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암울했던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흑자 전환은 확실해 보인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암울했던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흑자 전환은 확실해 보인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암울했던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흑자 전환은 확실해 보인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주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반등이 시작됐고, 반도체 수출도 15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적자 조기졸업을 이끈 건 메모리 반도체 D램이다. 공급업체가 몇 군데 없어 감산 효과로 수급 개선이 빠르게 이뤄졌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은 AI 산업 성장에 따른 HBM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의 올해 HBM 생산 물량은 이미 판매가 끝났다. 이는 AI용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부품인 HBM을 비축하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입도선매'식 확보 경쟁을 벌인 결과다. 

HBM은 메모리에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AI 학습에 유리하다. 지난해 생성형 AI를 시작으로 다양한 종류의 AI가 개발 중이어서 이를 위한 HBM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2027년에는 HBM 시장이 50억달러(6조5000억원) 규모로, 지난해(20억달러) 대비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 수준에서 올해 18%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체간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최신 제품인 HBM3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본격화하는 차세대 HBM3E 공급을 차질없이 진행하며 선두 업체로서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HBM3 고객사 확대를 통해 판매를 본격적으로 눌리는 한편, 올해 HBM 공급 역량을 지난해 대비 2.5배 이상 키워 시장 수요를 잡을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DDR5 D램 기반으로 개발한 CXL 메모리 샘플
SK하이닉스의 DDR5 D램 기반으로 개발한 CXL 메모리 샘플

HBM에 이어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가 올해 시장에서 꽃을 피울 전망이다. 

CXL은 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서로 다른 기종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에 대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D램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AI와 메타버스 등 미래 산업은 모두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컴퓨팅 시스템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 1개당 사용할 수 있는 D램 모듈이 제한돼 D램의 용량을 늘려 데이터 처리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CPU를 새롭게 증설해야 한다.

CXL은 기존 여러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각 장치 간 직접 통신을 가능하게 하고, 메모리를 공유할 수 있다. 또 기존 메인 D램과 공존하면서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연산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CXL 메모리 플랫폼 시장이 2030년 200억달러(약 24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19년 CXL 컨소시엄 발족 초기부터 참여해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과 협력하며 CXL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XL에서 한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1년 만인 2022년 5월에는 DDR5 기반 512기가바이트(GB) CXL D램 제품을 개발했다.

올해 5월에는 업계 최초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2.0 D램을 개발했고, 최근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글로벌 1위 기업 레드햇과 CXL 메모리 동작 검증에 성공하면서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SK하이닉스도 CXL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2022년 8월 DDR5 D램 기반 첫 96GB CXL 메모리 솔루션 샘플을 개발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CXL 기반 연산 기능을 통합한 메모리 솔루션 CMS(Computational Memory Solution)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역시 DDR5 기반 96GB·128GB CXL 2.0 메모리 솔루션 제품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내 고객 인증을 완료하고 하반기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AI 반도체는 우리 반도체 시장의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고, 올해도 반도체 성장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온디바이스 AI 상용화다. 자체 인공지능 연산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D램 뿐 아니라 낸드플래시에서도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다.

시장은 반도체 업황의 완전한 회복 시점을 최신 D램이 등장하고 낸드플래시 적자가 끝나는 올해 하반기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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