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우리 모두에게 힘든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2023년 한국경제는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힘겹게 넘었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한해를 뒤돌아보고 새해를 예측해보지만 2024년을 맞이하는 마음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 여건이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2023년은 코로나19의 엔데믹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글로벌 인플레 압력의 가중, 그에 따른 고금리 시대의 도래, 크고 작은 국제분쟁의 여파로 편할 날이 없었던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2023년 중소기업계를 가장 힘들게 한 요인은 뭐니 뭐니 해도 고금리로 인한 금융부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성이 나빠질 때로 나빠진 상태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은 중소기업 특히 소상공인에게 가혹한 상처를 남겼다. 과거 중소기업은 2~3%의 낮은 이자를 부담했지만, 현재는 6~7%의 고금리로 인해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볼 때 은행권에 대한 추가 이자 부담은 약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경기가 확장국면이라면 이자 부담이 가능하지만, 경기가 나빠진다면 원리금 상환압박은 거세지기 마련이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2023년 8월말 현재 0.55%로 2019년 0.58%에 근접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여왔던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이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또한 법인 파산 접수건수는 2023년 11월까지 1,50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누적건수 897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추세는 내년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고 보면 지금 중소기업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적인 내수 경기 부진을 대체할 수 있는 수출도 여의치 않았다. 2022년 3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가 5분기 연속되어 중소기업 수출이 좀처럼 회복세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중소기업계의 고민이다. 물론 전체 수출이 감소하는 것보다 그 폭이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대를 유지하고 있어 수출기여도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소 제조업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8.6%를 기록하는 등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 비중은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낮아지고 있어 중소기업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기업의 수출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인들의 사업하려는 의지가 줄어들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 코로나 3년은 그래도 버텨왔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기업인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야가 정쟁을 떠나 국민의 살림살이를 개선하는 일에 경쟁해야 하는 데 그 반대로 가는 것은 아닌지 기업인들의 불만만 쌓여만 간다.

그래도 절망하기는 이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사자성어로 풀어 본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조사’ 결과, 응답자의 25.8%가 ‘운외창천(雲外蒼天)’을 2024년의 사자성어로 선택했다고 발표하였다. 운외창천은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르른 하늘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난관을 극복하면 더 나은 미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은 2023년 한해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복합위기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4년에는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보자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24년 경제 전망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도 그 끝을 알 수 없으며 미중간 패권 경쟁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도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2023년보다는 확장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소기업 경영환경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중소기업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코로나19 3년을 버텨낸 지혜와 용기라 할 수 있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대 악재를 이겨낸 위기 극복의 노하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에 대한 저력을 바탕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믿음이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가 위기 극복의 연속이라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지금의 복합위기 상황을 보란 듯이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기 때마다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온 중소기업인들의 긍정의 마인드가 절실히 요구된다.

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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