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차례 인상 이어 1월부터 ㎥당 1만2000원 올려달라
레미콘 “시멘트값 올라 불가피” vs 건설 “인상 너무 잦아”

사진은 서울의 한 레미콘 공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3년간 총 30% 이상 인상된 레미콘 가격이 연초부터 다시 인상 협상에 돌입하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는 서울의 한 레미콘 공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3년간 총 30% 이상 인상된 레미콘 가격이 연초부터 다시 인상 협상에 돌입하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레미콘의 원료인 시멘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안 그래도 치솟는 공사비가 더욱 자극받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업계는 이달 레미콘 가격 인상을 목표로 지난달부터 건설업계와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가격이 2021~23년에 걸쳐 t당 7만5000원에서 11만2000원으로 49.3%나 폭등한 만큼, 시멘트를 주원료로 삼는 레미콘의 가격 인상 또한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레미콘을 만들기 위해 시멘트와 함께 필요한 골재도 국토교통부의 검사 강화가 이뤄질 예정이라 비용 상승이 예상된다. 또 레미콘은 재료 특성상 특수한 믹서트럭을 이용해 운송해야 해 운송비‧인건비의 부담이 높은데, 이 비용 또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레미콘 업계에서는 레미콘 ㎥당 1만2000원 수준의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내내 공사비 인상과 씨름한 건설업계의 반발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가 지난 1월 발표한 '2023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0년 11월과 비교해 27.57%나 오른 153.37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을 합산해 직접 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 것으로, 3년 만에 공사비가 30% 가까이 올랐단 것을 의미한다.

레미콘의 경우 건설에 있어서 가장 자주, 많이 소비되는 필수자재로 공사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해 인상의 파장이 더욱 클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공사 재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공사에서 공종별 레미콘 투입 비용은 주거용 건물에서 5.5%에 달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울러 지난해 1월, 5월 두 차례에 걸쳐 레미콘 가격 인상을 진행했음에도 올해 다시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기준 레미콘 가격은 2021년에는 ㎥당 6만7700원 수준이었지만, 이러한 인상을 통해 지난해 8만8700원까지 치솟으면서 3년간 31% 올랐다.

이미 급등한 공사비를 이유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아예 중단되는 사례도 연초부터 속출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로 소비자들이 쉽게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증가한 공사비만큼 분양비를 올리기 어려운 환경인 것도 건설사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한편 레미콘 가격 인상이 추진될 경우 레미콘 소비량이 많은 대형 건설사보다 중소형 건설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 건설사는 필요한 레미콘을 그때그때 사서 쓰는 구조인만큼 당장 올해 초부터 공사비가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큰 회사들은 레미콘(공급)을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만큼 가격이 오른다고 파장이 바로 오진 않는다”며 “권역‧회사 규모 별로 인상의 영향력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